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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폐지 몰린 코스닥社도 속출…이달말 감사보고서 `데드라인`

회계법인 감사 강화에 올 들어 감사의견 비적정 급증
엔에스브이 등 5개사 재감사보고서 아직 못내고 있어
개선기간 종료…이달 기업심사위 상장폐지 여부 결정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지난해 감사 의견을 제대로 받지 못한 코스닥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폐지 위기에 내몰렸다. 대우조선해양 사태 등 영향으로 회계법인 감사가 강화되면서 ‘의견 거절’이나 ‘한정’을 받은 상장사들이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이달말까지 정해진 기간까지 감사 이슈를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폐지가 확정돼 다수 투자자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연도 기준 감사의견 비적정에 따른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코스닥 상장사는 14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인 2015년(7개)보다 배나 늘어난 수준이다. 2014년에도 같은 상장폐지 사유 발생 기업은 6개에 그쳤다. 외부 회계 감사인으로부터 박한 평가를 받는 기업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에 따른 회계법인의 태도 변화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예전 같으면 손실로 잡지 않거나 애매해도 넘어갔던 사항들을 조목조목 짚어내다 보니 비적정 의견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계속기업 존속능력 불확실성이 감사의견 거절 사유인 썬코어(051170)를 제외하고 감사의견 거절·한정을 받은 기업 중 현재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 나지 않은 곳은 8개다. 이중 비덴트(121800) 세미콘라이트(214310) 알파홀딩스(117670) 엔에스브이(095300) 제이스테판(096690)은 아직 재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에스브이의 경우 지난해에도 감사범위 제한으로 인한 ‘의견거절’을 받았다가 ‘적정’ 의견이 담긴 재감사보고서를 제출해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난 바 있다. 하지만 1년만에 또 ‘의견거절’을 받았다. 세미콘라이트는 2015년 6월 상장한 새내기주인데 2년여만에 상장폐지를 걱정하게 됐다.

이들 기업은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자 이의신청을 제기하고 개선기간을 부여 받았다. 개선기간이 끝나고 이달 초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제출했지만 가장 중요한 항목인 재감사보고서를 내지 않았다. 이달말 기업심사위가 열리게 되면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사실상 마지막 데드라인만 남겨뒀다. 매매거래가 정지된 상태에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가는 투자자들은 마음만 졸이는 상황이다. 거래소 공시제도팀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사태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회계 투명성이 강조되는 추세여서 기업 감사 의견도 강화되는 것 같다”며 “개선계획 이행내역서 제출 후 15영업일 이내 기업심사위원회가 열리고 상장폐지를 결정하는 데 재감사보고서는 형식으로 정해놓은 요건이기 때문에 미제출 시 상장폐지는 불가피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해당 기업은 다시 감사를 진행 중이지만 현재로서는 확정된 것이 없어 막막할 따름이다. 이중 한 상장사 IR 담당자는 “상장폐지 결정 전까지 감사보고서를 다시 내야 하기 때문에 기다리는 중”이라며 “감사가 계속 진행 중이지만 아직 미결인 상태라 결과를 예측할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기업심사위가 열리기 전까지만 재감사보고서를 제출하면 극적인 반전 가능성은 있다. 리켐(131100)에스제이케이(080440)도 지난해 사업연도에 대한 감사의견 비정적 처분을 받았지만 일찌감치 ‘적정’ 의견을 제출하면서 현재 매매거래가 재개됐다.

현재 아이이(023430)트루윈(105550)은 정정 감사보고서를 제출하고 기업심사위를 앞둬 상장 유지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트루윈은 지난달 28일 ‘의견거절’을 ‘적정’으로 바꾼 감사의견을 받아 거래소에 제출했다. 아이이 역시 ‘한정’으로 정정한 감사보고서를 냈다. 아이이 관계자는 “감사의견 ‘한정’도 여러 종류가 있기 때문에 상장폐지 여부는 기업심사위 이후에나 알 수 있다”며 “정정 감사보고서를 내기 전보다 기대감이 높아지긴 했다”고 말했다.

한 차례 감사의견 ‘한정’을 받아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유가증권 상장사와 비교하면 바로 상장폐지 사유가 되는 코스닥시장에 과도한 규제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시장 특성을 감안한 조치라는 게 거래소측 설명이다. 거래소 상장제도팀 관계자는 “코스닥시장은 예전부터 부침이 심하고 사업 사이클도 상대적으로 짧았기 때문에 유가증권시장과 달리 반기 단위로 평가하고 있는 것”이라며 “기업 건전성 확보나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라도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