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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빗장' 풀리자 강남 전셋값도 '껑충'..왜?

반포·송파 등 전세 호가 형성..전세가 10% 이상 뛴 곳도
집주인들 인상 움직임에 노후주택 많은 강북도 들썩
분당·일산 등 신도시 전세 문의 늘어
△서울·수도권 아파트 전세시장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조치와 더불어 8월 이후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이 시작되면 전셋값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파트 단지들이 빼곡히 들어선 서울 잠실 일대 전경. <이데일리DB>
[이데일리 양희동 임현영 기자] 서울 잠실에 사는 회사원 이모(39)씨는 다음달 전세계약 만료를 앞두고 지난 주말 전셋집을 알아보다가 좀 더 서두르지 않은 것을 크게 후회했다. 지난 6월 말 인근 부동산중개업소를 찾았을 때 “여름 비수기로 들어서 전세가격이 보합세를 보일 것”이라는 말을 들은터라 여유를 갖고 집을 구하기로 한 게 화근이었다. 불과 한달만에 원하던 전용면적 59㎡형 아파트 전셋값은 3000만원이나 뛰어버렸다.

6·4지방선거와 브라질 월드컵, 여름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한동안 숨고르기를 하던 서울·수도권 아파트 전세시장이 7월 이후 다시 들썩이고 있다.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이 총부채상환비율(DTI) 및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향 조정 등 부동산 규제 완화에 나서면서 여름철 전세시장에도 여파가 미치고 있는 것이다.

◇강남권 전셋값 상승 탄력… 일주일 새 4000만원 ‘껑충’

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아파트 전용 59㎡형 전세 물건은 한달 전인 6월 말(4억8000만원선)보다 2000만~4000만원가량 오른 5억~5억2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기간 이 아파트 전용 84㎡형은 전셋값이 5억5000만원에서 6억원선으로 10% 이상 껑충 뛰어올랐다. 인근 장미아파트 1~3차(3522가구) 전용 101㎡형도 7월 초까지 4억원 선에 가격이 형성됐지만 지금은 4억5000만원 선을 호가한다. 인근 잠실공인 관계자는 “전셋값이 한달 새 2000만원 이상 올랐지만 물건이 나오면 바로 거래가 이뤄진다”며 “DTI·LTV 등 대출 규제 완화에 따른 집값 상승 기대감과 신학기 이사 수요까지 겹치면 전세 가격은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서초구 반포동 일대도 마찬가지다. 반포주공1단지(3590가구) 전용 72㎡짜리 전셋값은 2억7000만~3억5000만원으로 전달보다 1000만원가량 올랐다.

노후 아파트가 많은 서울 강북권 전세시장은 아직은 조용한 편이다. 하지만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조치를 등에 업고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끌어올릴 조짐도 보이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 주공10단지 전용 61.5㎡형 현재 전세 시세는 1억6000만원 선이지만, 일부 물건은 1억7000만원 선에 나와 있다. 또 중계동 주공5단지(2328가구) 전용 84㎡형은 얼마 전 3억2000만원에 거래됐지만 물건이 많지 않아 전셋값이 더 오를 기세다. 상계동 노원공인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규제 완화 발표 이후 전세 물건을 거둬들였다가 500만~1000만원씩 가격을 올려 다시 내놓고 있다”며 “전세는 매물이 귀할 것이란 인식이 워낙 강해 오른 가격에도 물건이 잘 빠져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감정원 자료를 보면 7월 한 달간 서울 전셋값은 전달보다 0.11%(아파트는 0.19% 상승) 올랐다. 김세기 한국감정원 주택통계부장은 “여름방학 이후 학군 수요와 가을철 결혼 수요 등으로 서울지역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강남권 재건축·재개발사업 진행으로 인한 이주 수요 증가도 전세 가격 흐름의 주요 변수”라고 말했다.

◇분당·일산신도시 전세시장 ‘꿈틀’ 채비

분당과 일산 등 수도권 1기 신도시 아파트 전세시장은 여름 비수기 여파로 잠잠한 모습이다. 하지만 새학기를 앞두고 전세 문의가 늘면서 가격 상승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분당 서현동 시범삼성아파트 전용 84㎡형 전셋값은 4억~4억2000만원 선이다. 6월 초 3억7000만~4억2000만원에 거래되던 것에 비해 다소 올랐지만, 7월 이후엔 가격 변화가 없다. 또 야탑동 장미현대아파트 전용 75㎡형 전세는 3억~3억2000만원대로 두 달 전보다는 2000만원가량 올랐지만, 한달 전과 비교하면 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현동 분당부동산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에 접어들면서 전셋값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지만 집주인들은 값을 올려 물건을 내놓고 있다”며 “최근 전세 문의 전화도 다시 늘고 있어 8월 이후에는 가격이 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일산신도시도 비슷한 상황이다. 일산동구 장항동 호수마을 현대아파트 전용 59㎡짜리 전셋값은 1억8000만~2억원이지만 물건은 모두 2억원 선에 나와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하반기 서울·수도권 전세시장은 지난해와 같은 폭등세는 없겠지만, 계절적 수요 등으로 상반기 수준(2~3%)의 가격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