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IT > IT/과학 > 방송통신

이익단체 ‘협회’ 12개 중 10개, 과기정통부 출신 공무원 낙하산 자리

[2017 국감]국민의당 최명길 의원 지적
업계 목소리 대변 못하고 친정 살피기로 균형감 잃어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이익단체인 협회의 고위 임원 자리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출신 퇴직 공무원들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 출신들의 과기정통부 산하 협회의 상근임원 선임은 옛 정보통신부나 방송통신위원회 시절부터 지속돼 온 일이지만, 최근들어 협회의 정상적인 활동에 오히려 퇴직 공무원들의 ‘친정 살피기’가 짐이 된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퇴직 공무원들의 민간 협회 재취업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명길 의원(국민의당 송파구을)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확인한 결과, 공석인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를 제외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12개 협회의 상근 임원들의 주요 경력을 확인한 결과 대부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나 방송통신위원회에서 고위 공무원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었다고 밝혔다.

12개 협회 중 6개 협회의 상근 임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전신인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부, 교육과학기술부 포함) 출신이었고 2개 협회의 상근 임원은 방송통신위원회 출신이었다.

이외에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출연연구기관 출신이 1명, 정무제2장관실 공무원 출신이 1명으로 12개 협회 중 10개 협회의 상근 임원이 고위 공직자 출신이었다.

모두 고액의 연봉을 받고 있으며 별도의 업무추진비 사용권한도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들 13개 협회 상근 임원들의 평균연봉은 1억6300만 원이라고 밝혔다.

‘한국TV홈쇼핑협회’ 상근 부회장은 경북체신청장과 중앙전파관리소장을, ‘한국홈쇼핑상품공급자협회’ 상근 회장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전신인 미래창조과학부의 기획조정실장 출신이다.

정부로부터 SW사업자 및 기술자 신고 제도를 위탁 받아 운영하고 있는 ‘한국SW산업협회’의 상근 부회장은 정보통신부에서 기획총괄과장을 거쳐 예금사업단장까지 지냈다.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 상근 부회장’도 정보통신부와 우정사업본부에서 근무한 공무원 출신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전문연구요원 제도를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의 상근 부회장은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과학기술정책기획관을 지냈고, 분실도난 단말장치의 확인 업무를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의 상근 부회장은 정보통신부 정보화기획실을 거쳐 우정사업본부에서 지방우정청장으로 근무했다.

정부로부터 정보통신기술자 및 감리원 인정업무 등을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의 상근 부회장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의 상근 부회장들도 모두 방송통신위원회 실·국장 출신이다.

협회의 업무가 대부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이를 빌미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각 협회의 상근 임원 임명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간 사업자들이 업계 발전을 위해 설립한 협회가 관할 행정부 공무원들의 퇴직 후 일자리가 되는데 그치면, 회원사나 고객들의 입장을 반영한 목소리를 내야 할 민간 협회가 정부의 대변자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협회에서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다가 문제가 생긴 일이 있다”며 “각자 위치에 맞게 일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정부부처의 산하기관처럼 행동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명길 의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산하 민간 협회의 임원 자리를 독식하게 되면 관피아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 하게 될 것”이라며 “협회 임원은 민간 전문가에게 맡기고 민간과의 소통은 다른 방도를 찾아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