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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기고 녹슨 세월호, 내 몸 상처 같아"…선체 참관한 유가족 오열

목포신항 도착 사흘째, 50m 앞서 두 눈으로 확인
"폭탄 맞은 듯한 모습에 억장 무너져내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2일 오전 세월호가 실린 반잠수식 선박 인근에서 세월호 선체를 살펴본 뒤 전남 목포시 삼호어항 부두에 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목포=이데일리 유현욱 권오석 기자] 실제 눈으로 확인한 세월호의 모습은 예상보다 참혹했다. 곳곳이 찢기고 긁히고 녹 슨 선체는 침몰 당시 처참한 상황을 떠오르게 해 희생자 유가족들의 가슴은 다시 무너져 내렸다. 고(故) 이영만(6반) 군 어머니 이미경씨는 2일 “마치 폭탄을 맞은 것처럼 처참했다”며 “각오는 했지만 상상 이상으로 참혹한 모습에 지켜보기 힘들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세월호 유가족 60여명은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도착한 지 사흘째인 이날 오전 9시 30분 전남 목포신항 외곽부두에 마련한 천막숙소를 나섰다. 1.5㎞ 정도 떨어진 삼호어항 부두에서 10여명씩 5개조로 나눠 차례로 순찰선 ‘해양 11호’에 올랐다.

세월호를 실은 반잠수식 선박 ‘화이트 마린호’ 50m 앞까지 다가간 이들은 가슴을 쥐어뜯었다. 세월호 수습·인양 작업 현황을 참관하기 위해 갔지만 막상 두 눈 앞에 펼쳐진 세월호 선체를 보자 억장이 무너졌다. “쓰러지지 말고 버티자”고 서로를 격려했지만 이런 다짐도 소용 없었다.

고 안주현(8반)군 어머니 김정혜씨는 “주현이는 세월호 선수 근처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됐다고 한다. 창문만 열면 구조될 수 있는 자리인데 얼마나 애타게 살려달라고 애원했을까”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씨는 “어렵사리 세월호 가까이로 다가갔지만 선수 부근 3~4층만 볼 수 있고 객실 부근은 보이지도 않았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고 신호성(6반)군 어머니 정부자씨도 “세월호에 난 상처가 마치 내 몸의 상처 같았다”며 “선체 밑과 달리 갑판 모습은 더 지독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정씨는 특히 “진흙이 잔뜩 묻은 선체가 불에 그을린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애초 20분 동안 참관할 예정이었으나 유가족들이 고통스러워 하면서 불과 10분 만에 뱃머리는 다시 출발지로 뱃머리를 돌렸다.

지난 고통의 시간을 다시 느낀 이들은 한 손에 눈물을 닦은 휴지를 쥐고 배에서 내렸다. 오후 1시쯤 이들은 힘겨운 발걸음으로 다시 천막숙소로 돌아갔다.

한편 유가족들은 전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와의 면담이 무산된 데 대한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정씨는 “그간 (황 권한대행이)세월호를 위해 무슨 일을 했느냐”면서 “유가족들과 얼굴도 보지 않고 해명도 없이 가버렸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