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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9호선, 새 주인으로 '보험사·시민' 맞아...요금인상 불씨도 없애

서울시, 주주 교체·MRG 폐지·운임결정권 확보 등 사업재구조화 성공
'서울형 혁신모델' 자평...박원순 "다른 민자사업에도 기준삼을 것"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혈세낭비’ 민간자본투자사업의 대명사로 꼽혀온 서울 지하철 9호선의 주인이 맥쿼리한국인프라펀드 등에서 국내 보험사들과 일반 시민들로 바뀐다. 독소조항인 최소운영수입보장(MRG) 제도가 폐지돼 민자사업자에 대한 재정지원이 크게 줄 전망이다. 운임결정권도 서울시가 사실상 확보해 갑작스런 요금인상 가능성도 원천 차단하게 됐다.

서울시는 23일 오전 주식매매로 주주가 교체된 메트로9호선㈜ 측과 이러한 내용의 변경실시협약을 공식 체결했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해 7월부터 9호선 사업 재구조화 검토에 들어가 올 들어 전담팀 및 전문가 협상단 구성 등 철저한 준비를 통해 이번 협약체결을 이끌어냈다. 맥쿼리 등 기존 주주들은 시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운행 5년만에 철수하게 됐다.

9호선 신규 투자자들은 모두 7464억원을 들여 맥쿼리와 현대로템 등 기존 주주로부터 주식을 모두 사들였다. 교보생명과 한화생명, 신한은행, 흥국생명, 삼성생명, 동부화재, 한화손해보험, 신한생명, LIG손해보험, 농협생명, 흥국화재 등 총 11개 보험사들이 6464억원을 투입했다.

(자료 = 서울시)
시민 대상으로는 4·5·6·7년짜리 장기 확정채권을 평균 4.3%의 수익률로 각각 250억원씩 모두 1000억원 규모로 발행할 계획이다. 시민펀드는 주식으로 전환된 9호선 대출채권을 공모펀드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조성된다. 정부 사업에 시민펀드가 주주로 참여하는 건 국내 처음이다. 박원순 시장은 “시민펀드는 서울시 주인인 시민의 힘으로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노력의 산물”이라고 평가했다.

한화자산운용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7464억원의 출자액을 운용하며 시는 경상수익률 4.86%·세후수익률 1.8%를 보장해준다. 기존 사업자에 대한 보장 수익률(경상 13%대·세후 8.9%)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총 6631억원을 출자한 기존 주주들은 MRG 등 추가 수익을 제외하고도 833억원의 투자 차익을 챙겼다.

사업 재구조화 결정의 결정적 계기였던 민자사업자의 독단적인 운임인상 가능성도 제거했다. 지하철 운임액과 운임의 부과·징수 변경 사항을 기존 신고제에서 승인제로 바꾼 것이다. 시는 지난해 9호선 측의 일방적인 요금인상 발표에 대한 반려 결정을 두고 현재 사업시행자와 법정소송을 벌이고 있다.

민자사업자에 대한 재정보조 제도는 MRG에서 비용보전방식(SCS)으로 바뀐다. MRG 방식은 예상 사업수입을 미리 정해놓고 이에 대한 부족분을 전액지원하는 제도다. SCS 방식은 실제 사업비용과 수입의 차액만 지원하는 것으로, 재정보조액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시는 지난 2009년부터 지금까지 MRG 비용으로만 모두 1632억원을 지급했다. 시는 사업수익률 대폭 인화와 SCS 방식 도입 등을 통해 향후 26년간 최대 3조원 이상의 재정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박 시장은 “서울시정 난제 중 하나였던 9호선 문제가 이제 해결됐다”며 “이번 ‘서울형 민자사업 혁신모델’을 다른 민자사업에서도 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자료 = 서울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