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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소비 주춤…내수 회복세 견고하지 않다”

[세종=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정부가 최근 내수 회복세가 견고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수출 호조에 힘입어 경제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소비 부진 등으로 내수가 주춤한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13일 발간한 ‘경제동향10월호(그린북)’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세계 경제 개선에 따른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소비가 조정을 받는 등 내수는 회복세가 견고하지 않은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린북은 기재부가 매달 초 내놓는 경기 진단 보고서다. 책 표지가 녹색이어서 그린북이라고 부른다.

기재부는 앞서 지난달에도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전 산업 생산이 4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했으나, 설비 투자가 조정을 받는 등 회복세가 견고하지 않다”고 했었다. 한 달 전에는 조정을 받는 대상으로 투자를 꼽았지만, 이달에는 소비로 바뀐 것이 차이다.

실제로 지난달 수출은 철강·반도체·자동차 등 주력 품목 호조와 조업일수 증가 등의 영향으로 11개월 연속 증가했다. 수출액도 역대 최대인 551억 3000만 달러에 달했다.

8월 제조업 등 광공업 생산량도 한 달 전보다 0.4% 늘며 두 달 연속 증가했다. 반도체와 전자부품 등이 생산 증가를 견인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0.1% 늘어나며 3개월째 증가세를 지속했다. 설비 투자는 전월 대비 0.3% 줄었지만, 7월(-5.1%)보다는 감소율이 많이 축소됐다.

그러나 소비 증가세가 꺾였다.

8월 소매 판매액은 한 달 전보다 1% 줄며 석 달 만에 감소세로 내려앉았다. 폭염으로 인해 7월에 가전제품이 많이 팔렸던 데 따른 기저 효과와 휴대 전화 신제품 출시를 기다리는 대기 수요 등으로 인해 내구재 소비가 많이 줄어서다.

경기에 후행하는 고용 지표도 부진했다. 8월 국내 취업자 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21만 2000명 늘며 7월(31만 3000명)보다 일자리 증가세가 크게 둔화했다. 통계 조사 기간 잦은 비로 일용직 일자리가 줄어드는 등 기상 악화가 일시적 악재로 작용했다는 것이 정부 분석이다.

다만 전망은 그리 어둡지는 않다.

기재부가 집계한 민간 소비 속보 지표를 보면 지난달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작년 같은 달보다 15.8% 늘었다. 한 달 전보다 판매 증가율이 4.1%포인트 커진 것이다.

휘발유·경유 판매량과 카드 국내 승인액도 각각 9.5%, 8.3% 증가했다. 백화점 매출액은 1년 전보다 5% 늘며 증가세로 전환했고, 할인점 매출액의 경우 7월 -1.6%에서 8월 -1.1%로 감소 폭이 축소됐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작년 8월보다 54.7% 줄며 7개월 연속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기재부는 “수출 증가세, 추가경정예산 집행 효과 등에 힘입어 회복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면서도 “취업자 증가 폭 둔화 등 고용 상황이 미흡한 가운데 통상 현안, 북한 리스크 등 대내·외 위험 요인이 그대로이므로 리스크 관리에 전력을 기울이고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 및 신속한 추경 집행 등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