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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특검 출석…'국민께 송구하다'(상보)

朴대통령·최순실 뇌물공여 혐의 피의자
특검조사 뒤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 높아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도착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취재진에 둘러싸여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이재호 조용석 기자] 이재용(48) 삼성전자 부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소환됐다. 경영권 승계의 핵심인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국민연금의 찬성을 이끌어내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61)씨 등에게 거액을 부당 제공한 뇌물공여 등 혐의다.

이 부회장은 12일 오전 9시28분께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출석했다. 취재진에 둘러싸인 이 부회장은 “이번 일로 국민들에게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려 송구하고 죄송하다”고 말한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조사실로 향했다. 최씨 일가 지원을 직접 지시했는지, 재단 출연과 관련해 박 대통령의 지시를 받았는지, 국회 청문회에서 위증을 했는지 등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전날 특검은 이 부회장을 뇌물공여 등 혐의로 소환 조사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은 미르·K스포츠 재단에 204억원을 출연하고 최씨가 독일에 설립한 코레스포츠(현 비덱스포츠)에 78억원을 송금했다. 특검은 이 자금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진 데 대한 대가로 결론지었다.

혐의가 인정되면 특검은 이 부회장과 지난 9일 조사를 받았던 최지성(66) 삼성 미래전략실 부회장과 장충기(63) 미래전략실 사장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이날 이 부회장을 조사하는 도중에 긴급체포 등 신병처리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라 최씨와 박 대통령에 대한 뇌물죄 수사도 급물살을 탈 수 있다.

특검은 지난 5일 최씨의 조카인 장시호(38)씨로부터 압수한 최씨 소유의 태블릿PC에서 삼성이 코레스포츠에 지원한 자금이 어떤 용도로 사용됐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증거를 대거 확보했다. 최씨가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 등 삼성 관계자와 이메일을 주고받은 정황도 포착했다.

이를 토대로 특검은 뇌물죄 입증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이규철 특검보는 “태블릿 내 이메일 계정은 최씨의 것”이라며 “코레스포츠 설립 과정과 삼성으로부터 받은 지원금을 독일에서 어떤 용도로 사용했는지 자세히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독일에서 부동산을 구입하고 세금을 처리하는 방식 등의 내용”이라며 “(최씨와) 이메일을 송·수신한 인물에는 삼성 관계자도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재단 출연 이전에 이뤄졌고 최씨에 대한 자금 지원도 정당한 계약을 통해 진행된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 부회장도 특검 조사에서 이같은 내용을 적극 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