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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뚜기`가 `꼴뚜기`로…일감 몰아주는 오뚜기의 민낯

오뚜기라면 내부거래 비중 99%..자산총액 5조 미만이라 규제 안 받아
삼성전자는 A→B+로 하향..이재용 유죄 판결·메탄올 실명사고 영향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청와대 모범기업으로 꼽히며 ‘갓뚜기(God+오뚜기)’로 불리던 오뚜기(007310)가 지배구조 평가에서 최하점인 ‘D등급’을 받아 체면을 구겼다. 계열사간 일감몰아주기가 발목을 잡았다.

1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오뚜기는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Environmet·Social Responsilbility·Governance) 평가에서 지배구조 부문 D등급을 받았다. 2011년 이후 내리 C등급을 받아오다 작년부터 D등급으로 하향 조정됐다. 지배구조 평가는 주주권리보호, 이사회, 공시, 배당 등과 관련된 제도가 갖춰져 있을 경우 플러스 점수를 받고 계열사간 일감몰아주기 등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경우에는 점수가 깎이는 방식이다. 오뚜기는 계열사간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 지배구조 등급에서 최하점을 받았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오뚜기 그룹이 계열사간 내부거래를 통해 얻은 매출액은 1조399억원으로 전체 매출(3조2499억원)의 32.0%에 달했다. 오너 일가 지분이 있는 오뚜기 그룹 9개 계열사 중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오뚜기라면이었다. 오뚜기라면 총 매출액(5913억원)의 99.5%(5883억1900만원)가 계열사 내부거래를 통해 이뤄졌다. 상미식품(98.9%), 오뚜기물류서비스(76.56%), 오뚜기SF(75.30%), 오뚜기제유(76.56%) 등도 내부거래 비중이 상당히 높았다. 특히 오뚜기SF는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함영준 회장-함윤식(장남) 씨로 이어지는 경영 승계에도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3세 경영 승계 후계자로 꼽히는 함윤식 씨는 오뚜기SF의 지분 38% 가량을 보유해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행 공정거래법상 오뚜기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이 아니다.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기업집단에 속한 회사가 오너 일가 지분이 일정비율(상장회사 30%, 비상장회사 20%)을 넘는 계열사와 거래하면 일감 몰아주기로 규제를 받으나 오뚜기그룹은 자산 총액이 1조6000억원 수준이라 공정거래법상 규제를 받지 않는다.

오뚜기는 전체 사원 3099명 중 비정규직이 36명으로 1.16%(3월말 기준)에 불과해 청와대 모범기업으로 꼽혔으나 근로자, 협력사, 소비자 등과의 관계를 살펴보는 사회책임 부문의 평가에서도 B+ 정도의 등급밖에는 받지 못했다. 사회책임 평가에는 비정규직 비율도 고려되지만 근로자의 복리후생, 안전, 인권, 소비자 만족, 개인정보보호, 사회공헌 등이 광범위하게 포함되다보니 세간의 인식과는 차이가 난다는 게 지배구조원의 설명이다. 오뚜기는 환경 부문에서도 B이하 등급을 받아 세 개 분야 등급을 합친 ESG 통합 등급 역시 B이하를 받았다. 지배구조원 관계자는 “기업 규모가 크고 언론 등에 노출이 많은 글로벌 회사일수록 사회공헌 등에 요구되는 책임 등이 많기 때문에 이런 기업들 위주로 점수가 높게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005930)는 ESG통합 등급이 1년전 A에서 B+등급으로 하향 조정됐다. 지배구조 부문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이 유죄로 확정되면서 등급이 B+에서 B로 낮아졌다. 사회책임 부문에서의 등급도 A+에서 A로 낮아졌다. UN인권이사회가 삼성전자 협력업체에서 발생한 메탄올 중독에 따른 실명 사고 등이 담긴 보고서를 공식 채택하고 사고 피해자가 법원에서 승소하는 등의 사건을 반영한 영향이다. 최근 유해성 물질 검출로 논란이 된 생리대 ‘릴리안’의 제조업체 깨끗한나라(004540)는 지배구조 B등급, 사회 B이하, 환경 B+ 등의 비교적 낮은 점수를 받았다. 부당해고에 따른 복직 판결로 회사로 복귀한 직원을 화장실 앞에서 근무하게 한 휴스틸(005010)도 지배구조 B등급, 사회 B이하, 환경 B+로 깨끗한나라와 같이 ESG통합 점수에서 B이하 등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