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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도 놀랐다…'깜짝' 7년來 분기 성장률 최고치(종합)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3분기 'GDP 서프라이즈'
반도체 수출, 경기 반등 주도…추경 효과도 한몫
3% 성장 기정사실…'단기 고점' 3.3% 넘을 수도


[이데일리 김정남 김정현 기자] 올해 3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1.4%를 기록했다. 무려 7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는 당초 시장의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이 고공행진을 한 데다 추가경정예산 집행에 따른 효과도 일부 있어 보인다. 북핵 리스크에 따른 우려가 무색한 성장세다.

이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공언했던 올해 3% 성장률은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도 더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7년여 만에 분기 ‘최고 성장’

한은이 26일 내놓은 올해 3분기(7~9월)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보면, 3분기 GDP 증가율은 전기 대비 1.4%를 보였다. 이는 지난 2010년 2분기 1.7%를 기록한 이후 29분기, 다시 말해 7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GDP 증가율은 3.6%다. 2014년 1분기(3.8%) 이후 14분기 만에 최고치다.

시장은 깜짝 놀라고 있다. ‘GDP 서프라이즈’라는데 이견이 없다. 당초 시장의 컨센서스는 전기 대비 0.9%, 전년 동기 대비 3.0%였다. 이마저도 다소 높은 감이 있다는 관측도 더러 있었고, 1%를 훌쩍 넘길 것으로 본 이는 거의 없었다. 당초 0.7%를 내다봤던 금융시장의 한 인사는 “시장에 있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수치”라고 말했다.

분기 성장률 1.4%는 생소할 정도다. 우리나라가 구조적 장기침체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 받는 2012년 이후로는 0%대 분기 성장률이 일상화됐다.

그만큼 최근 우리 경제의 성장 회복세가 강하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게 수출이다. 3분기 수출 부문의 증가율은 전기 대비 6.1%. 2011년 1분기(6.4%) 이후 26분기 만에 가장 높다. 7월과 8월 수출도 고공행진을 했지만, 9월 수출이 그야말로 ‘역대급’이었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9월 수출액(551억3000만달러)은 1956년 통계 작성 이래 사상 최대였다.

선봉장은 반도체다.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의 고실적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D램, 플래시메모리, 시스템IC 등이 포함된 직접회로(전기·전자기기 부문에 포함)의 9월 수출물량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31.6% 급등했다.

경제활동별 분류에서 제조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3분기 제조업의 성장률은 2.7%였다. 2010년 2분기(5.0%)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정규일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반도체뿐만 아니라 석유화학, 기계류 같은 비(非)IT 부문도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배 서강대 경제학부 대우교수는 “세계 경기 자체가 억눌려 있다가 반등하고 있는 게 큰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추경 효과도 깜짝 성장세에 기여한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소비 부문의 증가율은 2.3%를 기록했는데, 이는 2012년 1분기(2.8%) 이후 22분기 만에 최고치다. 건설투자(1.5% 증가율)도 지난 2분기의 부진을 씻고 반등했다.

정규일 국장은 “전체 추경 중 절반 정도가 3분기 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추경에 따른 일자리 창출로 제반경비 집행이 증가했다”면서 “비주거용 건물, 사회간접자본(SOC) 등에도 집행되면서 정부투자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정규일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6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점에서 열린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기자설명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3% 성장률’ 반등 기정사실화

민간소비도 완만하지만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3분기 증가율은 전기 대비 0.7%. 지난 2분기 당시 1.0%보다는 0.3%포인트 낮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4%로 완만한 회복 추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이는 최근 북핵 리스크가 불거지는 와중에 나온 호실적이어서 더 주목된다. 북핵 리스크에 금융시장은 일부 흔들렸지만, 실물경제까지는 옮겨붙지 않은 것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북한 리스크가 없었다면 민간소비가 더 증가했을 수도 있겠지만 미미해 보인다”면서 “실물경제 타격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이변이 없는 한 올해 3%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상황이면 올해 4분기 -0.3%의 성장률만 기록해도 3% 성장이 가능하다. 3년 만에 3% 성장을 구가하는 게 기정사실화된 것이다. 3%는 최근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강조한 숫자다.

일각에서는 단기 고점으로 볼 수 있는 2014년 당시 3.3%를 넘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4분기 0.6%가량 성장하면 3.3% 이상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 이럴 경우 2011년(3.7%)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게 된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3분기 성장률은 당초 1%를 넘지는 못 할 것으로 봤다”면서 “올해 3% 초반대 성장률도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