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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생계형 적합업종' 직접 지정…기존 '중기적합 업종' 한 층 강화 (종합)

정부, '법제화 공식적으로 밝혀
동반위 추천→중기청 지정
지정업종, 5년단위로 보호 받아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정부가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 카드를 공식적으로 꺼냈다. 앞으로 생계형 적합업종은 동반성장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중소기업청이 지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그간 유명무실했던 동반위의 위상과 권한도 크게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16일 서울청사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문재인 정부 첫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소상공인·영세 중소기업 지원 대책을 확정해 발표했다.

대책안에 따르면 앞으로 동반위가 생계형 업종을 정부에 추천하면 중기청이 직접 적합업종을 지정하게 된다.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업종은 5년 단위로 보호를 받고 해제심의를 받는다. 과거 ‘권고’ 수준에 머물렀던 대기업 등의 골목상권 진입·확장이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효과다. 현재 관련 법률인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 제정안’은 국회에 계류돼 있는 상태다.

과거부터 ‘중소기업 적합업종’ 혹은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는 ‘통상마찰’ 논란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하지만 문 정부는 이런 논란을 불식하고 정부가 나서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전했다. 문 정부는 특히 △동반위 권고 적합업종 중 영세성이 유지되는 업종 △글로벌 경쟁력 확보 가능성이 낮은 업종 △통상마찰 우려가 낮은 업종이라는 3대 원칙 하에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생계형 적합업종 제도가 도입된다고 해서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동반위 고위 관계자는 “올해로 중소기업 적합업종 만료되는 품목이 49개”라며 “더 이상 동반위의 보호를 못받는 업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넘기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최초 3년·연장 3년 등 최대 6년인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이 만료된 후 다음 단계인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넘어가는 형식이다.

참고로 올해 적합업종이 만료되는 품목은 금형, 골판지상자, 청국장, 두부, 도시락, 고압가스충전업 등 49개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 자체도 한 층 강력해진다. 정부는 사업조정 최초 권고기간을 현행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키로 했다. 적합업종 합의도출이 되지 않거나 합의를 미이행하는 경우 중기청장이 최초 3년·연장 3년 등 일정 기간 대기업에 확장자제·진입자제 등을 권고할 수도 있다.

또한 동반위의 신속한 합의 유도 및 명확한 이행점검을 위해 자료제출ㆍ출석요구권도 신설된다. 동반위 관계자는 “저희가 민간기구다 보니 자료제출권이 없었다”며 과거 합의 당사자인 대기업들이 고의로 자료 제출을 미룬다든지 엉터리 통계를 가져와 결과를 왜곡시키는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정희 중소기업학회장(중앙대 경제학)은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의 일몰을 주장하는 대기업과 ‘포스트 적합업종’을 요구하는 중소기업의 목소리가 그간 첨예하게 대립했다”면서 “어떤 식으로 생계형 적합업종제도를 운영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차후 논의가 더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