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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야해진 사라를 만난 마광수'…마광수 유고작 출간

미발표 단편 28편 묶은 '추억마저 지우랴' 출간
패티시즘과 같은 성적 쾌락과 암울한 미래 담아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더러운 세상 잘 떠났다.” 마광수(1951~2017) 전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의 유고작 ‘추억마저 지우랴’(어문학사)에 실린 단편 ‘마광수 교수, 지옥으로 가다’에 나온 내용이다.

13일 마 전 교수의 미발표 단편 28편을 묶은 ‘추억마저 지우랴’가 출간됐다. 표지 그림은 서울문화사가 펴낸 1991년 판 ‘즐거운 사라’의 그림을 색깔만 바꿨다. 마 전 교수가 직접 그린 그림도 실렸다.

자신을 소재로 한 소설 ‘마광수 교수, 지옥으로 가다’에서 마 교수는 지옥에서 더 야해진 사라를 만난다. “교수님은 평생을 걸쳐 성해방을 위해 노력하셨으니, 사라와 함께 지옥에 더욱 진보된 성문화를 전파시켜 주시는 것이 형벌이랍니다. 원하신다면 교수님의 페티시즘을 만족시켜 드릴만 한 길디긴 손톱의 요염한 시녀를 더 넣어드리지요.”

마 전 교수가 그린 미래는 암울하다. “교수님, 제가 살고 있는 미래 세계는 도덕제일주의 독재 때문에 자유로운 사상과 표현이 탄압받는 곳이랍니다.” 미래에서 마 교수를 찾아온 ‘초초초 미니’ 차림의 여학생은 도덕 파시즘에 반대하는 모임인 ‘대한섹스자유사상독립군’의 조직원이다.

미래에 분신을 퍼뜨리기 위한 작업을 마친 마 교수의 상념은 현실의 그가 하고 싶었던 말로 읽힌다. “내가 이렇게 핍박받으며 세상을 변화시켜보려고 노력했는데도, 결국 세상은 자유로운 상상을 더 탄압하게 된단 말인가?”

‘추억마저 지우랴’는 초판으로 1000부를 찍었다. 어문학사는 이번 유고집에 이어 마 전 교수의 미발표 중편원고를 더 찾아내 출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