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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헌법재판관 지명 유남석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해야”

1985년 군 복무 중 작성한 논문서 ‘대체복무 허용’ 의견 피력
“양심병역거부, 헌법 근거 있어…비전투적 대체역무 부과해야”
헌재, 3번째 위헌 심리 중…유 후보자, 청문회에서 입장 밝힐 듯
유남석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18일 오후 광주고등법원에서 퇴근하기 앞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헌법재판관으로 지명된 유남석(60·사법연수원 13기) 후보자가 자신의 논문에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지 말고 대체복무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병역법이 세 번째 헌재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처음으로 위헌 판단을 받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 “양심적 병역거부 헌법 근거 있어…대체복무 허용해야”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유 후보자는 1985년 육군본부가 발간한 군사법연구 3집에 ‘양심상 병역거부에 관한 법적 고찰’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냈다. 사법시험을 합격하고 입대한 유 후보자는 당시 법무감실 법제장교로 병역의무를 이행하고 있었다.

그는 논문에 “자유 민주주의를 기본질서로 하는 우리나라에서도 자기의 양심상 진실로 국가 간의 모든 무기 사용을 반대하고 집총병역을 거부하는 자는 병역으로부터 면제할 수 있는 상당한 헌법적 국가정책적 근거가 있다고 본다”고 썼다.

또 양심적 병역거부제도가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에는 공감했지만 해결책이 있다고 봤다.

유 후보자는 “일반적으로 말한다면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승인절차를 철저히 하고 대체역무의 빠짐없는 수행확보, 군 복무에 대한 사회적 동기부여에 의해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현명한 자유민주적 법치국가라고 생각할 때 양심상 병역거부문제를 국가안보 저해요인으로 단순히 일축해버릴 수 없다”고 전제한 뒤 “점진적으로 병역거부자에게 병역상의 특례를 인정, 비전투적 역무 또는 대체역무를 부과하는 방향으로 입법정책이 형성돼야 한다”고 끝맺었다.

법조계에서는 유 후보자가 당시 전두환 군사정권 시절 군 장교로서 이 같은 주장을 과감하게 편 것이 놀랍다는 반응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1985년에 이 같은 생각을 확고히 한 법조인은 매우 드물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병역거부자의 날’인 지난 5월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병역거부 처벌 중단과 대체복무제 도입을 촉구하는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 3번째 헌재 판단 기다리는 양심적 병역거부…위헌 나오나

앞서 헌재는 양심적 집총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병역법 등에 대한 헌법소원에서 두 차례(2004·2011년) 합헌 판단을 내린 바 있다. 병역법 제88조 1항에 따르면 정당한 이유 없이 입영 또는 소집에 응하지 않은 이는 3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한다.

대법원은 헌재의 판단에 따라 양심적 병역거부로 기소된 이들에게 기계적으로 징역 1년6월의 실형판결을 내리고 있다. 징역 1년6월은 재입영 대상이 되지 않는 가장 낮은 처벌수위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 8월까지 최근 5년 종교 및 기타 신념을 이유로 입영 및 집총을 거부한 청년은 2356명으로 연평균 471명에 달했다. 이중 1693명은 실형을 선고받았다.

헌재에는 2011년 이후 다시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된 헌법소원이 밀려들고 있지만 6년이 넘도록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헌재의 최장기 미제사건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헌재는 지난해 7월 공개변론을 열기도 했지만 탄핵심판 등과 맞물려 1년이 지난 지금도 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 사이 법원 1·2심에서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유무죄 판단이 엇갈려 혼란이 커지는 상황이다.

유 후보자가 헌재에 입성할 경우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전향적인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헌재는 2011년에 재판관 7(합헌) 대 2(위헌)로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병역법에 합헌결정을 내렸는데 유 후보자가 가세하면 위헌에 찬성하는 재판관이 늘어날 전망이다. 유 후보자는 현재 헌재소장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유 후보자는 이에 대해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법원 관계자는 “유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관련 입장을 밝힐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