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IT > 기업 > 생활

'잘나셨슴, #머이런거'...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SNS 활용법'

피코크, 노브랜드 등 자사PB 홍보에 집중
'SNS 부작용' 겪은 뒤 활용양상 바뀌어
특유의 '젊은 어투' 2030 네티즌에 어필
[이데일리 박성의 기자]

‘노브랜드 스마트 쿠션 수분가득 촉촉하게’

‘아직은 비밀임 비밀연구소 데블스다이너’

‘새로운 시작 하우디’

최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긴 게시글이다. 가벼운 일상의 메모이거나 수수께끼 같다. 대중은 그룹 총수가 남긴 게시글의 비밀을 알아채기 위해, ‘노브랜드’, ‘데블스다이너’, ‘하우디’를 열심히 검색한다. 이렇게 신세계그룹의 핵심 PB(자체브랜드) 노브랜드와 신세계가 3년 만에 선보이는 외식 브랜드 데블스다이너, 이마트가 스타필드 고양에 론칭하는 남성 전문 편집숍 하우디(howdy.)는 자연스럽게 홍보효과를 누렸다.

정용진 부회장이 9일에 올린 피코크 스노우콜라 사진. (사진=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정용진 부회장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법이 주목받고 있다. 정 부회장은 개인의 일상사를 시시각각 SNS에 올리며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글의 주제는 다양하다. 다이어트 소식부터 셀프 카메라, 애견미용까지 각양각색 소식이 그의 타임라인에 올라온다.

다만 정 부회장이 일상처럼 알리는 게시글에는 항상 신세계의 ‘핵심사업’ 키워드가 붙는다. 정 부회장이 자사 PB(자체 브랜드)부터 이마트, 스타필드 등 그룹 내 핵심 사업을 해시태그를 통해 홍보하면서, 그룹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는 것.

최근 정 부회장의 ‘단골’ 게시글은 주로 식음(F&B) 분야다. 이마트가 최근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PB 및 외식사업과 맞닿아 있다. 정 부회장은 마치 블로거처럼 직접 PB 상품을 구입해 사진을 찍고, 후기를 남긴다. 정 부회장이 지난 9일에 ‘0칼로리 다이어트중‘ 이라는 글과 함께 올린 피코크 ‘스노우콜라’ 사진에는 ‘처음 본다’, ‘어떤 맛이냐’, ‘어디서 살 수 있냐’라는 댓글 수십 개가 달렸다.

재계에서 가장 돋보이는 SNS 셀럽이 된 정 부회장이지만, 그가 처음 SNS에 발을 들였을 당시만 해도 재계 일각에서는 우려가 많았다. SNS에 너무 솔직한 심정을 올린 나머지, 대중의 외면을 받게 된 재계 총수와 정치인들이 여럿 있었던 탓이다.

대표적으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해 페이스북에 “조종사는 가느냐 마느냐만 결정하는데 힘들다고요? 과시가 심하네요. 개가 웃어요”라는 댓글을 남겼다가 대한항공 조종사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바 있다. 가뜩이나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태 탓에 싸늘하던 여론은, 조 회장의 댓글 하나로 더 차갑게 얼어붙었다. 정 부회장 역시 SNS 탓에 악재에 직면한 경험이 있다. 지난 2010년 문용식 나우콤 사장과 이마트 피자가 동네 상권 침해의 주범이냐를 놓고 한밤 ‘트위터 설전’을 벌이던 중 상대방의 구속경력 등을 언급하며 조롱한 게 화근이 됐다. 2011년에는 개인용 미니버스를 구입해 버스 전용차로로 출근한다는 사실을 알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뒤 SNS를 중단했다. 이 후 지난해 5월 다시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활동을 재개했다.

유통업계 홍보팀 한 관계자는 “그룹을 대변하는 총수의 실언은 기업의 사운을 흔들릴게 할 만큼 파급력도 크다”며 “그룹 입장에서는 CEO의 SNS를 놓고 ‘밑져야 본전, 잘못하면 재앙’이라는 소리마저 나온다”고 전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SNS에 남기는 재치있는 유머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다만 최근 정 부회장의 SNS 활용법은 과거와는 다르게 ‘목적’이 뚜렷하다는 점에서 주목 받는다. 과거 ‘순수한 일상’과 사견을 남기던 때와는 다르다. SNS를 철저히 브랜드 홍보의 장으로 활요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격식없는 어투와 유행어가 감초 역할을 하면서 홍보효과를 배가시키고 있다. 특히 재계의 가장 젊은 CEO로 꼽히는 정 부회장의 ‘나이 들지 않은 유머’가 SNS 주 활용계층인 20~30대 소비자들과의 거리감을 좁히는 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정 부회장의 페이스북 페이지 팔로어는 6만7000명,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13만명으로 국내 재계 총수 중 가장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