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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여파 딛고…한·중 통화스와프 연장 '극적 타결'(종합)

종전과 같은 560억달러 규모로 3년 연장 합의
최근 냉랭해진 한·중 관계, 다시 복원될지 주목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 왼쪽)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중 통화스와프 협정 계약이 연장됐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워싱턴(미국)=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김정남 기자] 560억달러 규모의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탓에 냉랭해진 한·중 긴장 관계를 딛고 결국 연장에 합의한 것이다. 이번 타결을 계기로 추후 양국의 경제 협력 관계도 복원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2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중 통화스와프 협정 계약이 연장됐다”고 밝혔다. 만기일은 3년 뒤인 오는 2020년 10월10일이다.

이 총재는 “지난 10일 최종 합의해 11일부터 발효했다. 이번에 갱신된 계약 내용은 금액과 만기(3년) 등에 있어 기존과 같다”면서 “형식은 신규로 계약하는 것이지만 시기적으로는 연장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기재부와 한은이 긴밀한 공조를 통해 함께 협의해 왔다”고 전했다.

통화스와프는 외환이 부족해지는 위기에 닥쳤을 때 서로 다른 통화를 미리 약정된 환율에 따라 교환(swap)하는 외환거래다. 외화가 바닥났을 때 상대국 통화를 빌려 쓰는 일종의 ‘외화 안전판’이다. 한·중 통화스와프의 경우 중국 위안화를 우리나라가 받는 대신 우리 원화를 주는 것이다.

양국은 지난 2009년 4월 260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처음 체결했고, 2011년 560억달러로 확대했다. 이후 2014년 당시 3년 연장했고, 이번에도 그 기간을 늘렸다.

한·중 양국은 만기일인 지난 10일에도 중국 현지에서 협상을 벌였으며, 당시 전반적인 내용에 합의했고 사인까지 마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황건일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과 김민호 한은 국제담당 부총재보는 “기술적인 문제가 있어 (만기일 3일 뒤인) 오늘 발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와 이 총재가 미국 현지에서 합의 사실을 알리기로 한 것도 이날에서야 최종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타결은 한·중 통화스와프 자체의 경제적인 이익이 있다. 위안화는 전세계 대부분의 무역거래가 이뤄지는 달러화에는 못 미친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심리를 안정시키는 안전장치 역할로 그 의미가 작지 않다.

더 주목되는 건 한·중 통화스와프의 연장 여부가 양국의 경제 협력을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졌다는 점이다. 정책당국 인사들은 부인하지만 이번 협상에서 경제적인 논리 외에 사드 같은 정치·외교적인 이슈도 끼어들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중국 관영매체들은 이같은 내용의 보도를 해왔다.

일각에서는 이번 극적 합의로 추후 양국간 경제 관계가 다시 무르익을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인민은행 측은 어떤 식으로 계약 연장 사실을 알릴지, 아니면 공식 발표 없이 넘어갈지 등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