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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장 열자마자 1070원대 붕괴‥1차 저지선 1050원 위협

(마감)미국 재정절벽 타결에 위험자산 급등
엔-원 환율도 100엔당 1210원대로 주저앉아
환율 하락압력 거세‥수출기업 빨간불 커져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환율이 연초부터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재정절벽 문제가 해소된 게 촉매가 되며 달러-원 환율이 급락하며 1070원 대 아래로 밀렸다. 환율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여 수출기업들의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7.1원 빠진 1063.5원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1070원대를 간신히 지켰으나 개장 첫날부터 1060원대로 주저앉으며, 지난 2011년 9월2일(1063원·종가) 이후 1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루 변동폭으로도 지난해 9월14일(11.2원 하락) 이후 최대폭이다.

특히 우리 기업이 민감하게 여기는 엔-원 환율은 100엔당 1220.8원까지 내려왔다. 원화 가치 상승과 엔화 가치 약세가 맞물린 결과다.

외환시장은 미국 재정절벽 협상 타결소식이 전해지면서 4.6원 하락한 1066원으로 출발한 뒤 줄곧 내리막을 탔다. 이날 미국 하원은 상원에 이어 연소득 40만달러 이상이면 소득세를 현행 35%에서 39.6%로 인상하고, 재정지출 자동삭감조치를 2개월 뒤로 미루는 안을 승인했다. 세금이 오르고 재정지출이 줄어드는 재정절벽을 모면하면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확산했다. 역외에서 달러 팔자 주문이 공격적으로 나왔고, 연말 시장에서 소화하지 못한 수출업체 네고(달러 매도) 물량 환율을 끌어내렸다. 우리나라 증시가 1.7%나 급등한 것도 영향을 줬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환율 쏠림현상을 우려하며 “적극적이고 단계적인 대응방안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며 구두개입에 나섰고, 외환 당국도 미세조정에 나섰지만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환율이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선진국에서 풀린 돈이 펀더멘털이 괜찮은 우리나라로 유입되고 있고 경상 흑자도 지속돼서다. 경제민주화를 공약으로 내건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외환 당국의 고환율 정책이 수정될 가능성도 크다.

일부에서는 올해 1차 지지선으로 여겨지는 1050원 선도 위협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050원 선은 지난 2011년 8월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되고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불거지며 환율이 급등하기 직전 저항선 역할을 했다. 김기백 외환은행 외환운용팀장은 “재정절벽 문제가 해소되면서 시장에서 환율이 더 떨어질 것이란 기대 심리가 강해졌다”며 “이달 중 환율이 1050원까지 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환율 하락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수출기업도 빨간불이 커졌다. 한국무역보험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기업 손익분기점은 대기업이 1059원, 중소기업은 1102원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금융시장팀장은 “환율은 우리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속도로 움직이느냐가 관건”이라며 “아직 수출에 큰 타격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환율이 더 떨어진다면 중소기업부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