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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의 용퇴, 삼성전자 사장단 '대개편' 예고

권오현 자진사퇴로 사장단 연쇄 이동 불가피
3년간 제대로 된 인사 못해..인사 적체 '극심'
사장단 인사시기, 11월말로 앞당겨질 가능성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이재용 부회장을 대신해 삼성전자를 진두지휘했던 권오현 부회장이 13일 자진 사퇴를 선언하면서 사장단의 대대적인 쇄신이 이뤄질 전망이다. 한 해 걸렀던 사장단 인사를 조기 단행할 가능성도 커졌다.

삼성전자(005930) 관계자는 “권 부회장이 당분간 소임을 다하겠지만, 사의를 표명한 만큼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서둘러 후임자를 추천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권부회장은 조만간 이 부회장을 만나 사퇴결심을 전하고, 후임자를 추천할 계획이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권 부회장의 후임자 선임이 이뤄지면 연쇄적으로 사장단 인사가 이뤄져 대대적인 ‘물갈이’가 불가피해 보인다. 삼성전자는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과 권오현 부회장,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 등 3명의 대표이사를 포함해 부사장급 이상 임원이 총 68명이다.

지난 3년간 제대로 된 사장단 인사가 없었다는 점도 이번 인사 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배경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심장 질환으로 쓰러진 뒤 실질적인 총수 역할을 했지만, 부친의 인사를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2014년과 2015년 소폭의 인사만을 단행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지난해 사장단 인사를 통해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다.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에 오른 뒤 처음 단행할 사장단 인사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갑작스레 불거진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삼성전자는 사장단 인사를 건너뛰었다. 삼성은 미래전략실이 해체되기 전인 지난 2월 말 특검 수사 종료에 맞춰 사장단 인사를 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백지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사장단을 제외한 부사장·전무·상무 등 임원급 인사를 지난 5월 단행하기는 했지만, 규모를 최소화하는 수준에서 이뤄졌다. 매년 그룹 전체적으로 300~500명 정도의 대규모 임원 이동이 있었으나, 지난 5월 인사에서는 그룹을 통털어 총 96명의 임원 인사가 났을 뿐이다.

당시 삼성전자 임원인사 규모는 54명이었지만, 해외 지역과 세트부문에서 대부분 이뤄진 것이다. 이후 삼성전자는 인사 수요가 발생했을 때마다 부사장 이하 임원들에 대해 ‘핀셋 인사’를 진행해 왔다. 승진, 신규 임원 임용 등이 제때 이뤄지지 못하면서 ‘인사 적체’는 극심해지고 있다. 이는 가뜩이나 총수 부재로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임직원들의 사기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통상 12월초에 이뤄지던 사장단 인사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커 보인다. 회사 안팎에서는 예년보다 1~2주 빨라져 11월말쯤 사장단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총수 부재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흐트러진 조직 분위기를 서둘러 추스르기 위해서라도 사장단·임원 인사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장단 인사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