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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기업] 농수산 직거래 플랫폼 '삿갓유통'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우연한 기회로 진로가 바뀌는 경우가 있다. 취업 대신 시작한 일이 본업이 된 사례다. 농수산 온라인 유통 브랜드 ‘삿갓유통’의 김필범 대표(사진, 32)도 취업에 대한 대안으로 시작했던 일이 주업이 됐다. 인터넷 전자 상거래 덕분에 농수산물 유통에 뛰어들 수 있었다.

삿갓유통은 2012년 시작했다. 창업 아이템을 찾던 김 대표는 팔 곳이 필요한 산지 농어민과 믿고 살 수 있는 먹거리가 필요한 도시 소비자 간 시장을 발견했다. 친구 등 지인들과 의기투합해 농수산 직거래 유통 플랫폼을 만들었다. 큰 욕심 부리지 않고 오징어, 쭉꾸미, 쌀 등 대중적인 판매 아이템으로 시작했다.

삿갓유통의 지난해 거래액은 27억원 정도. 올해는 35억원이 무난할 것으로 김 대표는 예상했다. 판매 아이템 수는 150개다. 이중 판매가 많은 아이템은 40~50개다. 인터넷 쇼핑몰 치고 적은 양이다. 김 대표는 “과메기처럼 제철에 따라 집중적으로 판매되는 아이템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판매 물품은 현지에서 직접 생산자와 만나 선정한다. 김 대표는 “현지 생산자들을 만나 물품 공급을 설득하는 일이 어렵지는 않았다”며 “되려 호의적으로 대해주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자기 자식과 같은 생산물을 판매해준다는 젊은이들의 진심이 통한 것이다.

그는 “지금도 농산물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며 “우리는 마케팅을 하는 사람들로 생산자들로부터 많이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의 삿갓유통은 여느 스타트업이나 초기 쇼핑몰처럼 생사의 기로에서 겨우 살아남았다. 특히 동업으로 시작한 기업체에서 겪는 진통을 겪었다.

결국은 김필범 대표 독자 기업으로 남게 됐다. 지인 직원들도 떠났다. 새 직원들이 왔고 여느 기업에서 볼 수 있는 ‘느슨한 유대 관계’가 형성됐다. 지난 7월이다.

김 대표는 “초기 기업에서 조직 관리는 엄청 어렵다”며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화 응대 등 직원 고유의 업무에 대해서도 대표 본인이 직접 개입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수산물 직거래 플랫폼 진입 장벽이 낮은 점도 앞으로의 리스크다. 최근 들어서는 카카오 파머 등 대형 플랫폼에서도 농수산물 유통 직거래에 손 대고 있다.

김 대표는 “경각심은 갖고 있다”며 “삿갓유통의 브랜드가 많이 알려져 있는데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이나 카테고리를 신속하게 확보하는 노력을 계속 하겠다”고 말했다.

취업을 포기하고 인터넷 쇼핑몰 창업을 선택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을까. 김 대표는 “창업이 가장 쉬웠다”며 “취업이 힘들다보니 생존을 위해 창업 성공에 더 노력했던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