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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내수 회복 지연…소비 심리도 나빠져”

[세종=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국내 소비 증가세가 꺾이는 등 내수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출과 제조업 중심 경제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내수 회복이 더디다는 것이다.

KDI는 12일 발간한 ‘경제동향 10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과 제조업 중심의 개선 추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내수 회복세는 여전히 지연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한 달 전인 지난 9월호에서도 KDI는 “생산 측면의 경기 둔화 조짐이 진정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견실한 회복세를 나타내지는 못하고 있다”면서 “내수 개선 추세가 여전히 견실하지 못한 수준”이라고 평가했었다. 내수 부진이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KDI는 “수출 호조에 따라 반도체를 비롯한 제조업 생산이 증가하면서 생산 측면의 경기 지표는 다소 개선됐다”며 “서비스업 생산이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한 가운데, 광공업 생산도 증가로 전환하면서 생산 측면의 경기 개선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 8월 국내 전체 산업 생산량은 작년 같은 달보다 2.6% 늘며 증가율이 7월(2%)보다 확대됐다. 제조업 등 광공업 생산이 2.7% 늘며 증가세로 돌아선 덕분이다. 서비스업 생산 증가율도 7월 2.2%에서 8월 2.1%로 2%대 증가세를 유지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72%)이 한 달 전보다 1.1%포인트 낮아지긴 했지만, 제조업 출하는 전년 동월 대비 2.9% 늘며 7월보다 증가율이 2.7%포인트 확대됐다.

지난달 수출도 조업 일수 증가 등에 힘입어 1년 전보다 35%나 급증하며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 증가율이 8월(17.3%)의 두 배 정도로 커진 것이다.

문제는 소비다.

KDI는 “소비 증가세가 축소되는 등 내수 경기는 완만하게 둔화하는 모습”이라며 “7월 중 일시적 요인에 따라 상승했던 소매 판매 증가율이 8월 들어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고, 소비 심리도 점차 약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8월 국내 소매 판매액은 작년 같은 달보다 0.8% 느는 데 그쳐 증가율이 7월(3.5%)보다 큰 폭으로 축소됐다. 9월 소비자 심리지수도 107.7로 기준치인 100을 넘긴 했으나,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강해지면서 전달보다 2.2포인트 하락했다.

KDI는 “건설 기성 증가율이 완만해지는 가운데 관련 선행 지표는 부진을 지속하고 있다”며 “다만 설비 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를 중심으로 비교적 양호한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다른 내수 부문 부진을 일부 보완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