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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전쟁 없다”…피치, 韓국가신용등급 ‘AA-’ 유지

[세종=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피치는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한다고 12일 발표했다.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AA-는 피치 신용등급 중 넷째로 높은 것이다. 피치는 앞서 지난 2012년 9월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A-로 상향 조정하고 5년째 이를 유지하고 있다.

피치는 “최근 한반도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는 주요 불안 요인이며, 직접 충돌이 없어도 기업·소비 심리 악화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북한 도발을 신용등급 하향 요인으로 지목한 것이다.

하지만 피치는 “한반도 내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는 예전과 유사한 패턴을 보이며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며 “한반도 내 전면적인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will be averted)으로 보이며, 최근의 미사일 발사 확대 및 공격적인 레토릭(언행)과 실제 전쟁 가능성을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피치는 한국의 경제 여건을 두고는 견조한 성장세와 양호한 대외·재정 건전성을 긍정적이라 평하면서도 높은 수준의 가계 부채를 취약 요인으로 꼽았다.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올해 2.7%, 내년 2.8%, 2019년은 2.6%로 전망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세 등에 힘입어 잠재 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보이리라는 것이다.

피치는 “새 정부 출범에 따라 장기간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돼 내수가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는 가계 소비 성향을 축소하고 한국 경제의 충격 취약도를 높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피치는 또 일자리 창출과 소득 주도 성장에 초점을 맞춘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이 내수 진작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투명성 증대, 정경 유착 근절을 위한 개혁이 거버넌스를 개선하고 한국 신용등급에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피치 평가단은 이번 신용등급 발표에 앞서 지난달 25~27일 방한해 기재부·통일부·한국은행·한국개발연구원(KDI) 등과 연례협의를 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당시 피치 평가단을 만나 새 정부 경제 정책 방향과 대북 리스크 영향, 한국 경제의 견조한 펀더멘털(기초여건) 등을 설명한 바 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가 매긴 한국과 주요국의 국가 신용등급 [자료=기획재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