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글로벌 > 정치 > 국방/외교

국산엔 가혹한 K2 전차 '파워팩', 독일제는 시험평가도 생략

기 전력화 된 K2전차 독일산 변속기
기본적인 성능시험만, 실제 내구도 시험 안해
진술서상 시험조건도 국산과 달라
김동철 "K2전차 변속기, 100대 중 10대 고장"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육군의 주력 전차인 국산 K2 흑표전차 ‘파워팩’이 수입 군수품에 대한 국산 제품 역차별에 따라 전력화가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파워팩(Powerpack)은 엔진과 주변기기(클러치, 변속기, 감속기, 차동기 등)가 한 묶음으로 된 장치다.

13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은 독일제 변속기는 ‘해외에서 실전배치 됐다’는 이유만으로 요구조건을 지나치게 완화시켜준 반면, 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엄격하고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해 국산 파워팩 도입이 늦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 군은 1차로 양산한 K2 전차 100대에 대해선 국산 파워팩 개발 지연으로 독일 제품을 장착해 2014년 우선 전력화한바 있다. 2차 양산하는 100여대와 3차 양산분 100여대 부터는 국산 파워팩을 장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국산 변속기가 내구도 시험을 통과하지 못해 2차 양산 계획분 100대 중 초도물량 40대를 납품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육군 11사단 소속 K2 흑표전차가 홍천군 매봉산 훈련장 일대에서 주간 전차포 사격을 하고 있다. [사진=육군]
◇“독일제 변속기, 진술서만으로 내구도 시험 갈음”

김 의원에 따르면 K-2전차 변속기의 내구도 시험기준은 수입품의 경우 창정비 부품의 고장없이 9600Km 내구 주행 조건이지만 일반정비가 허용된다. 그러나 국산품의 경우 9600km 내구도 시험 중 결함이 없어야 할 뿐 아니라 일반 정비를 불허한다. 내구도 시험 중 단 하나라도 결함이 발생하면 처음부터 다시 시험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의원이 확인한바에 따르면 현재 운용 중인 K2 전차의 독일제 변속기는 낮은 기준의 규격에 따른 내구도 시험마저 면제받고 도입됐다. 국방기술품질원은 김 의원에게 “이미 해외에서 전력화된 장비를 수입하는 경우 관련 시험을 생략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며 “따라서 시행하지는 않았다”고 보고했다.

김 의원은 “수입 변속기 1차 도입분의 경우 ‘자료에 의한 시험평가’조차 거치지 않고 해당 영업이사와 시험팀장의 진술서만으로 내구도 시험을 갈음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과거 몇 차례 고객들과 함께 시험장에서 변속기의 내구도 시험을 수차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음을 확인하는 진술서였다”고 밝혔다.

변속기 내구도 시험 비교, 독일제 변속기는 실제 수행한 것이 아니라 진술서 상의 자료 기반임. [출처=김동철 의원실]
특히 국산 변속기에 적용되는 엄격한 내구도 시험기준이 수입 변속기에는 적용되지 않음에 따라 국산 변속기에서 발생했더라면 큰 결함에 해당하는 잦은 고장이 빚어지고 있다. 1차 도입된 수입 변속기 100대 중 10대에서 금속가루 등이 검출되는 고장이 발생했다. 1차 도입된 수입변속기 100대 중 10대에서 금속가루 등이 검출되는 고장이 생겼다는 것이다.

게다가 K2 전차 체계개발 업체인 현대로템(064350)이 외산 변속기 정비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수입 변속기가 고장날 경우 적시 대응조차 불가능하다. 독일 제작사는 기술자 파견조차 부정적이어서 변속기 고장 시 독일 후송 등 정비에 최소 6개월이 소요되는 실정이다. 실제로 올해 4월 독일로 정비를 보낸 변속기도 10월에나 돌아올 예정이다.

변속기 관련 육군에서 제기한 결함현황 [출처=김동철 의원실]
◇방사청 “독일 변속기·국산 엔진 탑재해 2차 양산 2020년 완료”

이와 관련 방위사업청은 이날 경기 과천 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K2 전차에 외국산 변속기를 탑재해 2020년까지 2차 양산을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사청 관계자는 “변속기 생산업체인 S&T중공업(003570)이 현 규격에 의한 재검사를 거부해 체계개발 업체인 현대로템 건의에 따라 1차 양산에 적용한 외산 변속기와 국산 엔진으로 구성하는 방안에 대해 기술입증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S&T중공업의 거부로 현재 국산 변속기 내구도 시험은 잠정 중단된 상태다. 특히 S&T중공업은 합리적이지 못한 현행 국방규격 때문에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며 방위사업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K2전차 변속기의 내구도 시험 관련 국방규격은 9600km 주행 중 단 하나의 결함도 없어야 한다는 것인데, 궤도차량용 변속기 수명이 다하는 9600km 이상을 험지 운행하면서 아무런 결함이 없어야 한다는 것은 지나치게 완벽성을 요구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기술입증이 타당한 것으로 결론나면 내년 1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 상정해 의결하고 내년 3∼7월 3200km 주행시험을 거쳐 2019∼2020년 2차 양산을 완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