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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김범수 나와' 국감 호출..인터넷업계 '못마땅'

정치권 네이버·카카오 창업자 국감 호출에 당혹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기업인 국감 증인 호출이 연례 행사처럼 굳어진 가운데 이해진·김범수 등 현업에서 떠난 네이버·카카오 창업자에 대한 증인 신청이 있자 포털 등 인터넷 업계는 곤혹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수길 아프리카TV 대표처럼 이번에 처음 국감 증인으로 신청된 인터넷 업체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 위원회 간사 의원들의 결정에 귀 기울이고 있다.

11일 포털 업계에 따르면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에 대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증인 신청이 있었다. 두 창업자는 해외 일정을 이유로 증인 변경 신청을 한 상태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부사장 이상급 사업 담당 실무 임원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이병선 부사장, 네이버는 한성숙 대표다.

서수길 아프리카TV 대표도 증인으로 신청됐다. 아프리카TV 관계자는 “증인 신청은 맞지만 위원회 내 간사 합의에 따른 확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며 “현 시점에서 출석이나 불출석 등 어떤 언급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내부적으로 대응 방침에 대한 논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BJ들의 일탈행위 등에 대한 책임을 묻는 정치권의 질타가 연이어 나왔기 때문이다. 미디어 기업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게 아프리카TV의 공식 입장이지만, 연매출 1000억원 간신히 넘는 중견 기업으로서 정치권의 질타에 부담을 많이 느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포털 뉴스 등의 편집권을 놓고 ‘현업에서 떠난 창업자를 꼭 불러야 하는가’라는 문제 제기도 나오고 있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실무 임원이 아닌 이상 굳이 창업자를 불러 호통을 쳐야겠는가”라며 “감사할 기관이 많은데 꼭 기업부터 불러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감 취지가 정부 기관을 감독하자는 것인데 기업인을 부른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기업에 대한 잘못이 있다면 감독 기관의 수장을 불러서 잘못을 지적하는 게 더 옳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정치적 의도가 이번 국감 증인 채택에 담겨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인터넷 등 IT업체에서 마케팅 자문을 하고 있는 한 전문가는 “분명 담당자가 있는데도 의장을 불러내는 것은 다분히 국감 갑질”이라고 지적했다. 인터넷 업체 홍보를 수 년간 해온 홍보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정치권에 줄을 대지 않았던 인터넷 기업들을 다시 길 들이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해외 인터넷 기업들과의 역차별 문제도 다시 거론됐다. 증인 출석이 사실상 어려운 구글·페이스북을 차치하고 국내 기업만 혼나는 상황이 ‘아이러니’하다는 뜻이다.

한편 이번 국감을 통해 정치권은 포털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비례) 의원은 네이버 등 포털 업체가 올리는 광고 수익 중 일부를 방송발전기금으로 징수하는 내용이 담긴 ICT뉴노멀법을 입법·발의한 바 있다. 포털도 방송사나 통신사처럼 기간 사업자로 보고 규제하겠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