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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구치소에서 생일…첫 면회자는 황각규

14일 신 회장 63번째 생일 맞아 롯데 부회장단 면회
신 회장 "그룹 현안 둘러싼 동요 잠재워달라" 당부
롯데, 비상경영체제 돌입했지만 '형제의 난' 재현 우려
신동주 "전대미문의 사태…신 회장 즉시 해임해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뇌물공여 혐의를 받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6월, 추징금 70억원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돼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이데일리 박성의 기자] 신동빈(63) 롯데그룹 회장이 63번째 생일을 구치소에서 맞았다. 전날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돼서다.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부회장)가 14일 신 회장을 면회하고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신동주(64)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신 회장의 공백을 틈타 경영권 복귀를 시도하고 나서 ‘형제의 난’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께 황각규 부회장과 허수영 롯데그룹 화학BU장(부회장), 송용덕 호텔서비스BU장(부회장) 등 그룹 부회장들이 변호인단과 의왕 서울구치소를 찾았다. 신 회장의 63번째 생일을 맞아 면회를 신청한 것이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황 부회장은 이날 신 회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그룹 주요 현안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신 회장의 구속 수감으로 향후 대규모 자금 투자나 인수·합병(M&A)이 수반되는 해외 사업, 지주회사 체제 완성 문제 등 굵직한 현안들이 당분간 ‘올스톱’ 될 가능성이 커졌다. 신 회장 역시 이 같은 사실을 우려하고 황 부회장에게 회사를 둘러싼 동요를 잠재워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면회를 마친 황 부회장은 이날 오후 임시 사장단회의를 개최하고 각 계열사 대표에게 신 회장의 메시지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민형기 컴플라이언스 위원장, 허수영 화학BU장, 이재혁 식품BU장, 송용덕 호텔서비스BU장, 이원준 유통BU장 등이 참석했다.

황 부회장은 회의에서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임직원, 고객,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을 안심시키고 정상적으로 경영에 임해달라”며 “명절을 맞아 협력사들은 물론이고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지 않도록 궁금한 점을 설명해주는 등 세심한 배려를 해달라”고 강조했다.

롯데가 황 부회장을 중심으로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총수 부재’의 불씨가 ‘경영권 분쟁’으로 옮겨 붙는 모양새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해임건의안 카드를 꺼내 들어서다.

신 전 부회장은 14일 광윤사 대표 명의로 ‘신동빈 회장에 대한 유죄판결과 징역형의 집행에 대해서’라는 입장자료를 냈다.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 구속에 대해 “롯데그룹 70년 역사상 전대미문의 사태이자 매우 우려할만한 사태”라며 “신 회장을 즉시 사임, 해임하고 협력 거버넌스(지배구조)의 과감한 쇄신과 구조조정이 롯데그룹 환경에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이 같은 입장에 대해 재계에선 신 전 부회장이 신 회장의 구속을 계기로 경영권을 탈환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2015년 롯데홀딩스 부회장에서 해임되자 아버지인 신격호 명예회장을 내세워 신 회장을 롯데홀딩스 이사에서 해임하려고 시도했다 실패했다. 이후 수차례 경영권 복귀를 시도했지만 모두 신 회장의 승리로 끝났다.

신 전 부회장은 광윤사 대표이사이자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그간 롯데홀딩스의 지분 28.1%를 갖고 있는 광윤사를 제외한 종업원지주회(27.8%) 등은 신 회장을 지지해왔다.

그러나 이번 신 회장의 구속은 신 전 부회장의 경영권 복귀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 준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경영진 비리문제에 엄격한 일본에선 경영진이 실형을 선고 받으면 책임을 지고 이사직에서 사임하는 것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본롯데홀딩스가 조만간 이사회나 주주총회를 열어 신 회장의 대표이사직 해임을 결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아직 1심 재판인 만큼 대법원의 최종 판결까지 해임여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 재발 우려에 대해 “그 부분은 법원의 판단이 이미 끝난 사항”이라며 “주변 잡음에 흔들지 않고 비상경영체제를 통해 어려운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