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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중국 사드보복에 '믿을 방패' 못 된 정부

[이데일리 박성의 기자] ‘사드발 위기’를 호소하는 기업인들의 목소리가 심상치 않다. 이마트가 중국 사업장 철수를 결정한데 이어 롯데도 현지에서 마트사업을 접기로 했다. 가뜩이나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중국시장인데, 사드 탓에 팽배한 ‘반한기류’가 경영환경을 크게 위축시킨 탓이다.

중국에 진출한 기업이 흔들리면서 한국 경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현재 중국에 진출 기업만 3500개에 이른다. 대중 수출 의존도는 25%다. 롯데의 경우 1994년 중국에 진출한 이후 현지 사업에 쏟아 부은 돈만 10조원이다. 이른바 ‘차이나 엑시트’를 단행하는 순간 이 모든 숫자는 고스란히 한국 경제 지표를 갉아먹는 ‘마이너스’가 돼 돌아올 수 있다.

중국의 무역보복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지는 오래다. 경북 성주에 사드배치가 논의되기 이전부터 중국 정부는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해외기업들을 손에 쥐고 흔들었다. 2012년 9월 당시 일본 민주당 노다 요시히코 정권이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를 선언하자 중국은 즉각 전방위 보복에 나섰다. 센카쿠 국유화 직후인 10월 한 달 만에 도요타 혼다 닛산의 중국 내 판매량도 반 토막 났다.

정부는 앞선 사례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듯 싶다. 이미 예고된 보복이지만 뚜렷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중국이 각종 규제를 앞세워 생산설비 반출을 막고 영업정지를 남발하는 동안, 한국 정부는 아무런 방어도 해주지 못했다는 게 기업인들의 하소연이다. 여론이 악화되자 정부는 부랴부랴 ‘WTO 제소’ 카드 등을 꺼내들었다가 한·중 관계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이유로 접었다. 결국 중국에 진출한 기업이 알아서 감내하란 게 현 정부의 태도다.

기업이 사드 사태로 얻은 교훈은 명확하다. 중국은 믿을 시장이 못되고, 정부는 믿을 방패가 못 된다. 그러니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 중동이나 동남아시장이 대안으로 떠오른다. 정부는 이제라도 중국 진출 기업의 퇴로를 마련해줘야 한다. 때론 ‘젠틀하지’ 않더라도 중국에 거친 항의라도 해봐야 한다. 일본은 센카쿠 국유화 이후 중국의 무역 보복을 대비할 장기 전략을 수립했고, 기업의 동남아진출 등을 독려하며 대중 의존도를 낮췄다. 정부는 무엇을 할 것인가. 지금의 사드발 위기를 정부가 자초한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