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 정책

'전쟁 위험 거의 없지만…' S&P가 충고한 한국경제 위협요인(종합)

국제금융센터, 국제신평사 S&P 초청 세미나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8월 30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로 추정되는 미사일 4발이 동시에 발사되는 모습의 합성사진을 방영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킴 엥 탄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아시아태평양지역 국가신용평가 팀장은 14일 “한반도 전쟁 위험은 거의 없다”면서도 “장기적으로 북한 상황을 면밀히 봐야 한다”고 밝혔다.

탄 팀장은 이날 서울 중구에 위치한 은행회관에서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속 한국 신용도 개선은 가능한가’를 주제로 열린 S&P 초청 세미나에서 “단기적으로 보면 한국의 국가신용도에 영향 미치는 이슈는 없다”면서도 이처럼 말했다. 탄 팀장은 보다 장기적인 리스크로 빈부격차와 고령화를 꼽았다.

◇“한반도 전쟁 위험은 거의 없다”

탄 팀장은 북한 리스크에 대해 “전쟁 위험은 거의 없다고 본다”며 “현재 한국의 신용등급에는 북한과의 전쟁 위험이 반영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는 상황은 북한에 어떤 도움도 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이 정말 전쟁을 원한다면, 지금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전쟁을 하고 싶으면 태평양을 건너는 미사일이나 핵에 굳이 투자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탄 팀장은 오히려 “북한은 다른 국가들과 다 잘 지내고 싶어 한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국가들과 같은 대우를 받으며 교류하고 싶은데, 이를 미국이 가로막고 있다고 생각해 무기 개발을 가속화하는 듯하다”는 판단이다.

그럼에도 탄 팀장은 북한 리스크에서 아예 눈을 뗄 수는 없다고 봤다. 그는 “의도적으로 전쟁이 시작될 것 같지는 않지만 긴장이 고조됐을 때는 조그만 사고가 발생하기 쉽다”며 “북한이 미국 영토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미국과 북한 양쪽 모두가 인내심이 부족해 작은 사고가 통제 불가능한 상황으로 격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에 대해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조언도 했다.

탄 팀장이 더 우려하는 것은 북한 리스크 자체가 아니라 우리 정부가 대북 정책에 주력하다가 다른 정책 추진에 차질을 빚게 되는 상황이다.

탄 팀장은 “한국은 단임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여서 정책적 이니셔티브를 임기 중반에 진행하기는 어렵다”며 “정권 초기 1~2년간 대북 문제에 과도하게 시간을 할애하면 정책적 이니셔티브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 빈부격차·고령화 우려”

탄 팀장은 장기적으로 신용등급 향상을 위해 정부가 주력해야 할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한국이 빈부격차 및 고령화로 인해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

탄 팀장은 “가계부채가 증가하는 동시에 가계저축 역시 늘었다”며 “이는 가계간 빈익빈 부익부 징후를 보이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돈이 없는 사람들이 돈을 빌리는 한편, 돈이 많은 사람들은 저축을 더 늘리고 있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그는 고령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국에서 20~30년간은 고령화가 중요한 이슈일 것”이라는 얘기다.

탄 팀장은 “한국인들은 퇴직 이후 주택을 통해 얻는 자금으로 생계를 이어가려고 노력해왔는데 인구가 줄어들면 주택가격이 떨어지게 돼 향후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며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주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