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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부풀려 혈세 260억 가로챈 건설자재업체 무더기 적발

경찰, 토목용보강재 업체대표 등 20명 사기혐의로 입건
2009~2015년 694개 공공기관에 400억 상당 납품 공급
시중가 比 3~5배 높은 가격 제품을 조달청 MAS에 등록
조달청, 업체들 담합혐의에 공정위 조사의뢰 및 제도개선
도로 신설 시 옹벽 공사에 필요한 토목용보강재(일명 지오그리드).
사진=대전지방경찰청 제공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허위 가격자료를 조달청에 제출, 지난 6년간 전국 694개 공공기관을 상대로 260여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건설자재 조달 납품업체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대전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시중 가격보다 3~5배 높은 가격으로 전국 공공기관에 토목용보강재(일명 지오그리드)를 납품한 업체 대표 A(50) 씨 등 13개 업체 대표 및 임직원 20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입건, 검찰에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9년 7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시중 가격보다 3~5배 높은 가격으로 발행한 허위 전자세금계산서 등 가짜 가격자료를 조달청에 제출, 다수공급자계약(MAS)을 체결한 뒤 전국 694개 공공기관에서 발주한 도로 및 옹벽 공사에 토목용보강재를 납품한 혐의를 받고 있다.

13개 업체가 한국도로공사 등 공공기관과 체결한 거래 금액은 400억원으로 이 중 260억원을 부당편취한 것으로 경찰은 판단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조달청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3~5배 높은 단가로 규격별 토목용보강재를 등록하기만 하면 전국 공공기관에서 발주하는 도로 및 옹벽 공사 등에 높은 단가로 납품 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했다. 이를 위해 국세청 신고용 전자세금계산서의 세부내역의 단가를 높게 책정했다. 업체들간 담합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2009~2015년 조달청에 등록된 토목용보강재 납품업체는 모두 43개 업체로 공공기관과의 총거래액은 546억원이다. 이번에 적발된 13개 업체가 이 중 400억원을 납품하면서 공공기관과의 거래를 주도했다.

강부희 대전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대장은 “공공조달로 납품하기 위해서는 시중가격보다 더 저렴하거나 동일한 제품을 납품해야 하지만 이들은 일반적으로 시중에서 거래되는 가격보다 3~5배 높게 가격을 책정한 뒤 공공기관에 납품한 혐의를 받고 있다”면서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제보를 받고, 지난해부터 수사에 착수해 260억원 상당을 부당 편취한 사실을 밝혀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단일 품목에서 수백억원의 국민세금이 낭비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관련 제도 개선을 담당부처인 기획재정부의 건의할 계획이며, 이와 별도로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부분에 대해서는 국세청이, 업체간 담합혐의에 대해서는 조달청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사건을 의뢰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조달청이 업체들과 다수공급자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시중 가격을 조사하지 않고, 업체들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수용한 부분에 대해서는 제도 개선 등 후속조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달청 관계자는 “해당 업체들은 지금까지도 ‘민간시장과 조달시장 가격이 다르며, 공공조달로 납품 시 설계·설치하는 비용이 추가로 들기 때문에 가격차이가 발생한다’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제기했다”며 “그러나 업체 주장을 감안해도 지나친 가격 차이로 그간 부당이익금에 대해 환수조치가 들어갔으며, 1~2년간 입찰참여 제한 등의 행정처분이 별도로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