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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시 수수료 과도'..웹툰 작가 하소연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문화산업 불공정 개선 위한 토론회
방송, 웹툰, 영화 등 우리나라 문화 산업 전반 '갑질' 관행 발표
신인 웹툰 작가, 에이전시 횡포로 불합리한 대우 받아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유료 비즈니스 모델 성공으로 중흥기를 맞게 된 웹툰 시장에 불합리한 부당 계약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포털 등 주요 웹툰 플랫폼이 이 같은 불합리한 계약 사실에 무관심한 사이 작가와 플랫폼을 이어주는 웹툰 에이전시 배만 불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주최로 13일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열린 ‘문화산업 불공정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박성철 웹툰 작가는 “에이전시들로부터 피해를 입은 작가들이 속출하고 있다”며 “정보가 부족한 신인·지망생들이 부당 계약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13일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열린 문화산업 불공정 개선을 위한 토론회 전경
박 작가에 따르면 웹툰 에이전시는 작가들에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으며 작품 계약 시 2차 저작권까지 귀속하고 있다. 웹툰 에이전시는 웹툰을 기획하고 플랫폼에 제공하는 중간 유통자 역할을 하며 2차 저작권 사업에도 연결한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수수료에 대해 박 작가는 “국내 에이전시는 담당하는 업무에 비해 수수료가 매우 과하다”며 “많게는 50%까지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에이전시가 가져갈 수수료 비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스타 웹툰 작가가 아닌 이상 작품 제작 시 필요한 어시스턴트 비용, 배경 제작 비용, 사무실 운영 비용 등을 제외하면 작가의 생활비로 남는 게 많지 않다.

웹툰을 직접 드라마·영화로 제작하거나 캐릭터를 인형으로 만들어 파는 등 2차 저작권 사업에서도 웹툰 작가들은 소외돼 있다고 박 작가는 전했다. 그는 “작품 계약 시 2차 저작권을 포괄적으로 계약하는 것이 관행처럼 요구되고 있다”며 “2차 저작권을 작가가 요구할 수 있도록 해야하며, 2차 저작권 관련 사업이 진행을 위한 표준 계약서가 수정돼야 한다”고 했다.

국가 지원 사업에 있어서도 에이전시 편중 현상을 해소해야한다고 박 작가는 강조했다. 그는 “에이전시를 통한 지원 사업은 그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실질적 작품 지원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작가 위주의 프로젝트 지원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구글 설문 폼을 통해 잘못된 에이전시들의 행위 개선을 요구하는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총 976명이 이에 동의해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공정경제과 공정거래팀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두 달 간 웹툰 작가 315명, 일러스트 작가 519명을 대상으로 문화예술 불공정 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불공정 계약 조건을 강요 받은 비율이 각각 36.7%(웹툰), 79%(일러스트)였다.

인권 침해 경험 여부도 웹툰은 30.8%, 일러스트는 36%였다. 여성 응답자 중 성폭력, 성추행 등의 경험 비율은 웹툰 18.1%, 일러스트 11.1%였다.

이날 토론회에는 웹툰 외에 작곡, 방송작가, 방송 외주제작 분야, 영화까지 5개 분야 종사자들이 나와 그간의 피해 사례를 발표했다. 방송사 등 ‘갑’ 격인 플랫폼사로부터 당한 일들이었다.

작곡과 웹툰, 방송 분야에서는 제작자들의 저작권 무시 행태, 방송작가분야에서는 불합리한 노동 관행이 거론됐다. 영화 분야에서는 대형 멀티플렉스에 의존적인 우리 영화 제작 현실에 지적됐다.

이날 행사의 주체인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관계자는 “구두 계약이나 지시로 거래 관계가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며 “계약서로 이런 사항이 규율되는지 정부 차원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회 진행을 맡은 강신하 민변 변호사는 “문화공정거래위원회도 만들어져야하지 않을까”라며 씁쓸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