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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로 야망, 전 세계 항구 사들이는 중국…지난해 22조원 투자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중국이 전세계 요지의 항구를 사들이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해운업이 침체일로를 겪는 사이를 틈타 세계 해상 물류망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다.

중국 기업들이 최근 1년간 전세계 주요 항만을 인수합병(M&A) 하거나 투자하기로 한 금액은 201억달러(22조7000억원)에 달했다고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는 직전 1년(99억7000만달러)의 2배를 뛰어넘는 금액이다.

게다가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이라 구체적인 규모가 나오지 않은 투자들도 있어 실제 금액은 이보다 더 커질 수도 있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일대일로’를 주창하며 중국에서부터 아시아 곳곳, 유럽, 아프리카를 잇는 21세기판 실크로드를 만들고 있다. 이 중 한 축이 ‘해상 경제항로’인데 이 항로는 북극해를 지나 유럽까지 이어지는 항로와 남중국해에서 인도양, 지중해까지 연결하는 항로, 남중국해에서 태평양까지 연결되는 항로 등 3개의 항로로 이뤄진다.

투자은행(IB) 그리슨즈 피크의 최고경영자(CEO)인 헨리 틸만은 “중국이 3개 주요 해상항로를 발표한 점을 고려하면 항구와 해운 투자 규모가 늘어난 것은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그리슨스 피크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말레이시아에서 72억 달러 규모의 믈라카 게이트웨이, 24억 달러의 쿠알라 링기 항만, 14억 달러의 페낭 항구와 1억7700만 달러의 콴탄 항만 등 네 개 프로젝트를 투자하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에서는 중국 닝보저우산항만이 탄중프리오크 확장 공사인 칼리바루 프로젝트에 5억9000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최근 중국은 유럽으로 운항할 때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북극항로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 현재 투자를 계획한 항만 중에는 북극항로 주요 거점으로 꼽히는 러시아 백해의 아르한겔스크도 포함돼 있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폴리부동산이 이 지역 항만과 철도 개발을 주도하고 있으며 왕양 중국 부총리가 올해 이 지역을 방문하기도 했다.

다만 중국이 항구를 사들이며 해당 지역에서 경제적 입지를 강화하다 보니 주권이나 자원 확보 등의 문제로 갈등이 불거지는 일도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조너선 힐만 미국 전략국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전략적으로 항구 투자는 군대 주둔이나 정보 수집 등 비상업적인 발판을 강화해준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