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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이면 나타나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우렁각시'

강성휘 전남도의원 매일 새벽 6시면 목포신항서 봉사활동
유가족들 머무르는 천막 쓸고 닦고 밥차 봉사도
"목포신항 떠날 때까지 봉사 이어갈 것" 다짐
지난 3월 24일 강성휘 의원이 목포복지재단이 운영하는 사랑의 밥차 봉사활동에 참석해 음식을 나르고 있다.(사진=강성휘 의원 블로그)
[목포=이데일리 유현욱 김무연 기자] “말끔한 옷차림을 한 중년 남성이 매일 새벽 세월호 유가족들이 머무는 천막 주변을 빗자루로 쓸다가 자원봉사자들이 나타나면 말없이 돌아가요.”

목포 지역 33개 시민단체로 이뤄진 ‘세월호 잊지않기 목포지역 공동실천회의’ 양현주(51) 집행위원장은 “처음에는 누군지 몰라 경계했지만 요즘엔 자원 봉사자들 사이에서 ‘우렁각시’로 통한다”고 전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을 돕고 있는 이 우렁각시는 강성휘(50) 국민의당 전남도의원(목포1) 다.

강 의원은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들어온 지 이튿날인 지난 1일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매일 오전 6시쯤 직접 차를 몰고 목포신항에 출근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정치인이 아닌 개인으로서 하는 봉사하고픈 마음에 보좌관 없이 혼자 이곳을 찾고 있다.

의정활동으로 바쁠 때도 짧은 시간이나마 꼭 이곳을 찾는다는 게 목포신항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자원봉사자 최모(52·여)씨는 “매일 아침 일찍 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며 “정말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양 위원장도 “아침 식사를 거른 가족과 자원봉사자들에게는 강 의원이 끓여주는 라면 한 그릇이 최고의 별미”라며 고마워했다.

강 의원의 봉사활동을 두고 유가족들과 자원봉사자들 사이에서는 ‘며칠을 하다 말겠지’, ‘얼굴도장 찍으려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그러나 같은 당 목포시의원 등이 세월호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어 물의를 빚을 때도 강 의원은 남몰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봉사활동을 이어왔다.

거듭된 인터뷰 요청에도 별일 아니라며 손사래 치던 강 의원은 “밤잠을 이루지 못할 가족들을 위해 누군가는 도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미수습자 9명을 수습해 가족들이 목포신항에서 고향으로 돌아갈 때까지 힘 닿는대로 돕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