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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찐 살, 키로 안 간다 … '커서도 비만 가능성' 높아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어릴 때 찐 살은 키로 간다’는 속설은 잘못된 정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기 비만은 오히려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과다하게 쌓인 지방이 성호르몬을 자극해 성조숙증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소아·청소년의 비만율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6 비만백서’에 따르면 영유아(만 6세 이하) 비만율은 2008년 1.4%에서 2015년 2.8%로 2배 높아졌다. 비만율이 높은 시기는 생후 66~71개월(6.9%), 54~60개월(5.9%), 42~48개월(5.1%), 30~36개월(3.0%) 순이었다.

아동·청소년의 비만율도 마찬가지다. 초등학생 비만 인구는 2010년 8.32%에서 2014년 8.9%로 4년 새 0.58% 늘었으며, 중학생 비만 인구도 2010년 12.59%에서 2014년 13.5%로 0.91% 증가했다. 고등학생 비만율의 경우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2010년 16.34%에서 2014년 18.2%로 1.86% 늘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주요 원인을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습관이라고 지적한다. 소아·청소년이 패스트푸드나 밀가루 음식 등 고열량 음식을 즐겨 먹고, 누워있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는 등 움직임이 적은 활동을 주로 하기 때문이라는 것. 실제 교육부가 발표한 ‘2016년 학생 건강검사 표본분석 결과’에 따르면 초·중·고 학생의 72.8%가 주 1회 이상 패스트푸드를 섭취하며, 80.5%가 주 1회 이상 라면을 먹었다. 반면 주 1회 채소 섭취율은 27.1%, 주 1회 우유 섭취율은 33.1%에 그쳤다.

‘주 3일 이상 격렬한 신체활동 비율’은 초등학교에서는 최근 5년간 증가 추세이지만, 그 비율도 절반을 약간 웃돌았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는 각각 30%대와 20%대에서 증감을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비만 시 성장호르몬 ‘지방 태우기’ 집중

성장기 비만은 제대로 된 성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성장에 필수적인 성장호르몬은 아이를 자라게 하고 지방을 태우는 일을 하는데, 비만이라면 성장호르몬이 지방을 태우는 데에만 충실한다. 이에 성장이 더딜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과다하게 축적된 지방은 성호르몬 분비를 촉진, 성조숙증 유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성장기 비만은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비만클리닉 365mc 울산점 어경남 대표원장은 “‘어릴 때 찐 살은 키로 간다’는 말은 잘못된 속설”이라며 “비만은 성장호르몬의 역할을 지방 태우는 일에만 집중시켜 성장을 더디게 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비만의 근본적인 원인인 지방세포는 성인일 땐 부피만 커지지만, 성장기에는 지방세포 수 자체가 늘어난다”며 “지방세포의 부피는 줄일 수 있지만 한 번 늘어난 수는 절대 줄일 수 없어, 성장기에 비만이었던 아이가 다이어트를 해 날씬해진다 해도 지방세포 수가 많기 때문에 다시 비만해질 가능성은 크다”고 강조했다.

◇ 무리한 열량 조절, 성장 악영향

소아·청소년의 비만을 예방하거나, 비만한 아이들의 체중 감량을 위한 효율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성장기’라는 점을 고려해 무작정 열량을 조절하기보단, 아이의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바로 잡아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365mc 식이영양위원회 김하은 영양사는 “탄수화물과 지방은 적절히 제한하되 단백질과 비타민은 성장에 필요한 양만큼 충분히 섭취하도록 지도해야 한다”며 “무턱대고 열량을 조절하면 아이 성장이나 신체 기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아·청소년기의 이상적인 3대 영양소 섭취 비율은 ▲탄수화물 55~65% ▲단백질 7~20% ▲탄수화물 55~65% ▲지방 15~30%다.

김 영양사는 올바른 식·생활 습관으로 ▲균형 있는 하루 세 끼 식사 유지, 아침 식사 꼭 먹기 ▲정해진 음식의 양만 섭취하되 다양한 식품 섭취 ▲기름이 적은 살코기 섭취, 닭고기는 껍질 제거 후 섭취, 육류보다는 생선 섭취 ▲튀김·전 등 기름 이용한 조리법 대신 찜·구이 이용 등을 제시했다.

또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가까운 거리는 걷는 습관을 기르는 등 활동량을 늘리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다만 비만한 아동은 무리한 운동 시 상해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강도가 높은 근육운동보다는 지방을 태울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이 도움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