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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돌 빼서 윗돌 괸다?…김동연 “SOC 예산 감소, 기금·공기업 선투자로 보완”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12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세종=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년에 역대 최대 규모로 줄어드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보완하기 위해 “SOC 분야 기금 운용 계획 변경과 공기업 선(先) 투자 등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12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취임 100일(9월 16일)을 앞두고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정부는 SOC 예산 감축이 지역 경제와 고용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그런 문제가 현재화하면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보완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기재부가 앞서 지난 1일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보면 내년 SOC 예산은 17조 7000억원으로 올해보다 20%(4조 4000억원)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역대 최대 감소 폭이다. 이에 따라 지역 표심을 위해 SOC 예산 확보가 중요한 정치권과 건설업계 등을 중심으로 “건설이 곧 복지이고 일자리이다. SOC 예산 축소를 철회해달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김 부총리는 “올해 SOC 사업 중 다 쓰지 못하고 (내년으로) 이월되는 돈이 2조 7000억원 정도로 크다”며 “내년 SOC 예산을 4조 4000억원 줄였는데, 그중 2조 7000억원은 올해 미집행 이월분이 (내년으로 넘어가는 것이) 있고 공공기관 선투자와 기금 운용 계획 변경 등으로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SOC 직접 예산을 줄이는 대신 기금과 공공기관의 SOC 지출을 늘려 불만을 잠재우겠다는 것이다. 기금과 공공기관 지출도 결과적으로는 정부 지출과 다르지 않으므로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이다. 현행 국가재정법상 정부는 금융성 기금의 경우 주요 항목 지출 금액의 30%, 기타 기금은 20% 이내 범위에서 국회 의결 없이 집행액을 변경할 수 있다. 정부 의지에 따라 지출을 얼마든지 늘릴 수 있는 것이다.

다만 그는 “SOC 예산은 경제를 성장시키고 복지 지출은 생산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며 “이런 이분법적 시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부총리는 “길게 보면 사람에 대한 투자가 경제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이유에서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