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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엽기적 가혹행위…집게로 혀 잡아당기고, 입 자른다 위협

해병대 복지시설 간부
병사 상대로 상습적 구타 및 가혹행위 혐의
감찰실 조사에서 장교는 해당 사실 묵살
가해 간부 구속영장, 비위 묵살 4명 보직해임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해병대사령부 복지시설인 ‘덕산스포텔’에서 병사들에 대한 간부의 상습적인 구타 및 가혹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뺨을 때리고 야구방망이로 위협을 가하는가 하면, 뚝배기 집게로 혀 잡아당기기, 병따개를 손가락에 끼워 꺾기, 주방용 가위로 입과 귀에 대고 자른다고 위협하기, 에어건과 핸드타카(심이 굵은 호치케스) 등으로 위협하기 등 방식도 엽기적이었다.

지난 8월 사령관 지시에 따른 감찰조사에서 이같은 구타 및 가혹행위 사실이 설문조사에 나타났지만, 감찰실 조사관(영관급 장교)은 이를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해당 시기는 박찬주 대장 부부의 이른바 ‘공관병 갑질’ 의혹으로 국방부 장관이 전 군에 공관병 및 복지시설 근무병 등 비전투 병사들에 대한 전수 조사를 지시한 때였다. 해병대의 사건 감추기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번 복지시설 근무병에 대한 구타 및 가혹행위 사건은 26일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해병대는 이날 “지난 21일 가혹행위를 처음 인지하고 해병대사령부 차원에서 직접 헌병을 투입해 수사를 진행 중에 있다”면서 “구타 및 가혹행위 부분이 사실인 것으로 확인돼 25일 비위 행위 부사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가해자로 지목된 해당 간부는 “업무 중 대원이 미숙해서 그런 것이다. 친해지려고 장난으로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해병대 블로그]
덕산스포텔은 해병대사령부 장병 및 근무원들을 위한 복지시설로 식당, 목욕탕, 스낵 호프바, 객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 근무하는 관리 병사들은 총 16명이다. 조사결과 이중 6명이 해당 부사관으로부터 구타 및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진술했다.

문제는 해병대가 지난 8월 사령관 지시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중 실시한 부대 특별진단에서 해당 간부의 구타 및 가혹행위 정황을 인지했음에도 이를 그냥 넘겼다는 것이다. 해병대 설명에 따르면 당시 한 병사가 설문조사에서 ‘간부로부터 욕을 듣고 뺨을 맞았다’고 진술했는데도 조사담당관은 이를 무시했다.

해병대 관계자는 “조사담당관이 직접 스포텔에 가서 병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대부분의 병사가 만족한다고 기술해 한 명만 뺨을 맞았다고 하니 큰 문제가 아닌 것으로 판단, 지휘부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뺨을 맞았다고 진술한 병사는 당시 설문 내용에 “과업중 일을 잘 못해서 욕을 먹고, 툭툭 치고, 넥타이 조금 풀렸다고 뺨을 맞았다. 귀와 입에 가위를 들이댔는데 장난이었다고 하지만 기분이 불쾌했다”라고 썼다.

해병대는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다가 모 언론 매체의 취재로 해당 사실을 파악하고 관련 수사를 시작했다.

해병대는 현재 덕산스포텔의 구타 및 가혹행위를 묵살한 감찰실 조사담당자와 가해자의 동료 간부 3명 등 4명을 보직해임 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해병대는 조사 중 200만원 상당의 주류를 사적으로 사용하는 등의 일부 편법행위도 포착돼 이를 포함한 전면적인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병대 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모든 복지시설과 취약지역 등을 포함한 전 부대 동시 정밀부대진단을 지난 24일부터 진행하고 있다”면서 “11월 1일에는 해병대 인권자문위원회를 개최해 위원회에서 제기하는 권고사항을 추가 조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8월 정부의 ‘공관병 등에 대한 사적운용 근절대책’에 따라 자체적으로 ‘국방부 장병 사적운용 근절방안 추진계획’을 수립해 추진해 왔다. 이에 따르면 공관병과 골프병·테니스병 등 복지지원병의 운영을 폐지하고, 복지회관 관리병에 대해서도 연말까지 해당특기에 맞는 보직으로 전환해 민간인력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이었다.

이와 관련 해병대 관계자는 “국방부 장관의 공관병 갑질 의혹 및 복지시설 관리병 전수조사 지시와 관련, 당시 해병대는 이번에 문제가 된 복지시설에 대한 실태조사를 했는데 그때는 구타 및 가혹행위 관련 문제가 식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