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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기 완전 자급제’, 삼성과 과기정통부는 ‘우려’..이통사·국회는 ‘찬성’

삼성, 유통생태계 파괴 우려..과기정통부도 마찬가지
이통사-국회, 긍정적..완전자급제법 세부 내용에 촉각
단말기 유통도 경쟁 전면화하자
중소 판매점 위한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논의도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단말기 완전 자급제’가 가계통신비를 줄이는 대책이 될 수 있을까.

국회에서 통신사들의 단말기 유통을 금지해 단말기 유통 경쟁을 본격화하는 내용의 ‘단말기 완전 자급제’에 대한 논의가 가열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자급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일각에서 말하는 ‘자급제를 한다고 해서 프리미엄 단말기 출고가가 인하되겠느냐’는 인식과 유사한 것으로, 시장 경쟁 전면화를 통해 단말기 가격을 낮추고 가계통신비를 줄이자는 국회 입장과는 온도 차가 크다.

‘단말기 완전 자급제’에 대해 삼성과 과기정통부는 ‘우려’, 이동통신사와 국회는 ‘찬성’하는 분위기다.

◇삼성, 단말기 자급제로 유통 생태계 파괴 우려…과기정통부도 마찬가지

김진해 삼성전자 한국총괄 전무는 12일 서초 삼성사옥에서 열린 ‘갤럭시노트8 미디어데이’를 통해 “단말기 자급제는 유통 구조를 완전히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제조사로서 우려가 많이 된다”며 “충분한 공론화를 통해 결론이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전무는 “완전자급제가 시행되면 소비자들은 가격이 많이 떨어질 것이라고 기대하는데 온도 차가 다소 있다. 가격은 글로벌 전체 기준에 의해 움직이고 우리는 글로벌 회사이기 때문에 한국시장에만 맞춰 가격을 조정할 수 없다”며 “실제 유통점 단에서는 고통이 상당히 클 것이다. 고용불안과 유통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과기정통부는 삼성이 반대하는 이유와는 속내는 다르지만, ‘단말기 완전 자급제’에 신중하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자급제가 잘 정착돼 있는 유럽, 북미, 중국에서도 노트8 출고가가 한국보다 비싸다”며 “이통사 중소 유통점에 큰 피해가 예상되나 가계통신비 절감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과 유사한 입장이냐는 질의에 대해선 “전혀 아니다”라며 “지원금이 없어지고 요금할인이 없어지고 이런 게 부담스러운 것”이라고 부연했다.

▲주요 신흥시장의 단말유통 구조(출처: 안정상 ‘단말기 완전 자급제 도입과 영향에 대한 소고’)
Strategy Analytics는 전 세계 휴대폰의 유통 채널 중 Open 시장의 비중이 매년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통사-국회, 긍정적…완전자급제법 세부 내용에 촉각

그러나 정부의 이런 소극적인 태도는 지원금을 공시토록 하고 지원금 상한(33만원)을 규제해서 통신요금과 단말기 출고가를 낮추겠다던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음을 고려했을 때 설득력을 잃고 있다.

정부는 지원금을 많이 주면 시장 과열이라는 이름으로 처벌했는데, 이 같은 정부 규제 때문에 정상적인 단말기 유통시장이 형성되지 않고 시장 스스로 변화하지 못한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자급제가 되면 소비자들은 단말기는 TV나 PC처럼 온·오프라인에서 구매한 뒤 유럽처럼 편의점에서 가입자식별모듈(USIM)을 사서 통신사를 맘대로 바꾸는 일이 가능해진다.

SK텔레콤 한 임원은 “SK텔레콤은 다른 통신사들보다 단말기 직접 유통에 따른 리더십이 크지만, 언제까지 남의 상품(단말기)유통으로 국민에게 욕을 먹을 순 없지 않느냐”며 “소비자로선 제조사에선 지원금을, 이통사에선 요금과 사용기간에 따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KT 고위 관계자도 “단말기 완전 자급제에 찬성한다”며 “다만, 어정쩡한 자급제는 시장 리더십이 큰 SK텔레콤에만 유리하니 완전한 자급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에서는 단말기 유통업의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 등 판매점의 피해를 최소화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수석전문위원은 “삼성전자가 자급제를 반대하는 이유는 그간 이통사와 결탁해 편안하게 단말기를 판매해 왔는데 이 구조가 깨질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며 “유통생태계를 걱정한다면 완전 자급제에 찬성한 뒤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 등 중소 유통점 활성화를 위한 노력에 동참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완전자급제는 시행 즉시 단말기 가격 인하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으나 소비자들이 익숙해지고 단말기 유통시장이 경쟁체제로 자리 잡는 일정 시점이 지나면 단말기 가격이 인하될 수 있다고 본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