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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공제회, 자회사 부실 숨기려 영구채 발행 등 편법 지원?

HK자산관리 자본잠식 막으려 담보제공·여신지원 의혹
"한국캐피탈의 영구채 발행은 부당지원, 배임혐의"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16만7000여명에 이르는 회원들로부터 기탁받은 약 9조8000억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군인공제회가 편법을 동원해 자회사 ㈜HK자산관리의 부실을 숨기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군인공제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6년 말 현재 군인공제회 자회사의 부실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록인김해레스포타운은 자본금이 -63억원에 이를 정도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HK자산관리의 경우 2016년 12월 말 현재 자본금이 9억원에 불과하고 부채비율이 6000%가 넘었다. 또 HK자산관리에 영구채를 발행한 또 다른 자회사 한국캐피탈 역시 부채비율이 669%에 달할 정도로 재무구조가 매우 취약했다. 우 의원은 “HK자산관리의 경우 자산 부실화를 숨기기 위해 군인공제회가 자회사를 동원해 무상감자, 출자전환, 영구채 발행, 담보제공 및 여신지원 등을 함으로써 배임행위를 저질렀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우 의원에 따르면 HK자산관리는 2014년 이후 3년 연속 적자(△47억원, △50억원, △93억원)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2016년 12월말 현재 순자산이 9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을 벗어났다. 이렇게 HK자산관리가 완전자본잠식을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2016년 12월 28일 군인공제회가 차입금(이자율 3.3%) 50억원을 출자전환해주고, 한국캐피탈이 두 차례에 걸쳐 영구채 150억원을 발행하는 등 군인공제회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캐피탈의 영구채 발행은 부당지원에 의한 배임혐의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영구채 발행 후 일정기간(3~5년)이 지나 원금을 조기상환하지 않으면 높은 가산금리가 붙고 또 일정기간이 지나면 추가로 가산금리가 붙는 스텝업(Step-up)조항이 영구채 발행조건으로 체결된다. 만약 이러한 스텝업 조항이 없다면 불공정한 계열사 부당지원행위로 간주되는데, 우 의원에 따르면 ㈜HK자산관리에 대한 한국캐피탈의 영구채 발행조건에는 이러한 조항이 없다. 특히 ㈜HK자산관리가 영구채를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가 중요한데, 한국캐피탈이 영구채를 발행할 때 상환계획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면 계열사 부당지원행위에 해당되거나 배임행위로 간주할 여지가 있다.

이 과정에서 은행차입을 위해 계열사가 임의적으로 담보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2016년 12월 27일 하나은행으로부터 1년 만기 운영자금 250억원(이자율 2.75%)을 차입하는데, 이 때 한국캐피탈로부터 정기예금 250억원(담보수수료 0.3%)을 담보로 제공받는다. 이같이 부실 계열사에 지급보증을 위한 질권 설정의 방법으로 예금을 담보로 지원한 것은 계열사에 대한 부당지원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한국캐피탈이 200억원의 3년 만기 일반자금 대출을 연리 3.7%의 조건으로 ㈜HK자산관리에게 지원한 것도 문제다. 하나은행에서 대출받을 때 계열사의 담보제공이 필요할 정도의 부실한 회사에 장기대출을 해줬다는 사실 또한 한국캐피탈에게 손해를 초래할 수 있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우 의원은 “군인공제회가 부실 자회사를 연명하기 위해 편법을 동원해 자산건전성을 높이려는 시도는 밑 돌 빼서 위 돌 쌓는 꼴에 불과하다”면서 “지난 2013년 10월 국민권익위원회가 권고한 ‘공공분야 공제회의 운영관리의 투명성 제고’ 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급여 및 대출이자율 조정, 자산운용 및 관리의 객관성 제고, 공시 강화 및 외부감시감독의 강화 등 자산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