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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개혁 드라이브·崔게이트 재수사..文, 윤석열로 '두마리 토끼' 사냥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지명을 직접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준기 김영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이른바 ‘돈봉투 만찬사건’의 당사자인 이영렬(59·사법연수원 18기)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51·20기) 법무부 검찰국장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은 채 각각 부산고검 차장검사와 대구고검 차장검사로 좌천시켰다. 대신 윤석열(57·23기) 대전고검 검사와 박균택(51·21기) 대검찰청 형사부장을 각각 그 자리에 임명하며 검찰 수뇌부에 대한 인적쇄신에 나섰다. 문 대통령이 청산해야 할 적폐 중 최고 거악(巨惡)으로 꼽은 검찰에 대한 개혁 의지를 재차 분명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7일 문 대통령이 ‘돈봉투 사건’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데 이어 불과 이틀 만에 물갈이 인사까지 단행하자 사실상 검찰개혁을 ‘공식화’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돈봉투 사건 자체가 검찰의 인사 문제와도 연계되기 때문에 검찰개혁이라는 부분과 떼놓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 같은 시선을 부인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2005년 고검장급으로 격상된 서울중앙지검장 자리를 검사장급으로 다시 격하한 건 의미가 남다르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고검장 자리는 검찰총장 후보 중 한 명이라는 점에서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현 구조를 뜯어고치고 수사의 독립성을 확고히 하겠다는 의미라는 점에서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서울지검장은 정치적 사건 수사에 있어 총장임명권자의 눈치를 본다는 비판이 계속된 점을 고려해 종래와 같이 검사장급으로 환원시켰다”고 말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참여정부 당시 검찰개혁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게 엿보이는 대목”이라고 봤다.

윤 지검장은 ‘강공’ ‘반골’ 이미지가 강하다.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 한마디가 이를 극명히 보여준다. 윤 지검장은 2013년 살아 있는 권력을 겨냥한 이른바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수사로 좌천된 인물이다. 그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조영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국정원 압수수색을 반대했고 체포한 국정원 직원을 석방하라고 강요했다’고 폭로한 대가다. 정직 1개월과 감봉 1개월 징계와 함께 이듬해 한직인 대구고검과 대전고검을 떠돌았다. 당시 수사팀 팀장이 윤 지검장이고, 부팀장은 박형철 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다.

윤 지검장의 발탁은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정밀수사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도 읽힌다. 윤 지검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은 물론 구속까지 이끌어 낸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핵심이라는 점에서다. 실제 문 대통령은 이날 브리핑에서 윤 지검장의 발탁배경을 설명하면서 “검찰의 중요한 변화는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수사와 공소 유지”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선 ‘수사’를 언급한 건 ‘추가수사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의미로 봐야 한다고 해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인사로 ‘우병우 사단’의 핵심을 제거한 만큼 조국 민정수석을 앞세운 고강도 검찰개혁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자칫 시간이 지체될 경우 검찰 내부의 반발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검찰은 과거 노무현 정부의 검찰개혁 때와 달리 아직은 납작 엎드린 상태”라면서도 “높은 국민적 지지도를 바탕으로 거머쥔 국정주도권을 통해 검찰이 미처 대비할 수 없는 속도로 개혁을 몰아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윤석열 신임 서울중앙지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