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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이라던 ILS펀드 투자 `먹구름`…'美허리케인 피해에 손실'

지진·태풍 등 재해때 마다 마이너스
ILS 공모펀드도 최근 1개월 -4.82%
성과 부진에 원금마저 까먹어
지역별·재해별 분산투자 확인해야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보험연계증권(ILS)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허리케인 `하비`에 이어 `어마`까지 미국을 강타하면서 보험업계 손실액이 수십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 펀드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특히나 대부분 사모펀드가 지난해 설정돼 만기가 1년 가량 남은 상황에서 손실분을 회복할 수 있을지 불투명해지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설정된 ILS펀드는 총 44개로 전체 누적 설정액은 1820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과 흥국자산운용을 중심으로 현대자산운용, 하이자산운용 등이 ILS펀드를 출시했다. 44개 가운데 43개가 사모펀드이며 대부분 지난해나 올해 초에 출시됐다.



ILS는 지진, 태풍 등 재해 발생 시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을 유동화한 대체투자상품이다. ILS 펀드는 재간접 방식의 ILS 투자를 통해 해외 손해보험사의 비즈니스에 참여하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본다. 즉, ILS 성과는 기본적으로 위험발생여부(보험금지급여부) 및 ILS에 대한 수요공급, 재해발생 확률에 의해 결정되는 프리미엄, 단기금융자산 수익률 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대형 자연재해가 일어나지만 않는다면 연간 5%가량 보험료 수익을 얻을 수 있고 경제상황이나 금융변수와 연관성도 낮아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1년 남짓 만에 1800억원의 뭉칫돈이 몰린 것이다. 하지만 지난 주말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어마’로 인해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구체적인 손실이 나타나고 있지는 않으나 보험사들이 피해액을 산정하고 보험금을 지급하면 ILS는 손실을 볼 수 있다. 펀드 수익률도 부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ILS펀드 주요 편입자산인 ‘Leadenhall Value Fund’의 과거 손실구간을 보면 지난 2011년 2월에 벌어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대지진 때 마이너스(-) 4.8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뉴질랜드 지진 피해규모는 당시 400억달러(약 50조원)로 추정됐다. 2012년 10월 미국 허리케인 샌디 때도 이 펀드는 1.51% 하락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UBS은행이 이번 어마 피해를 600억~700억달러(약 68조~79조원)로 전망했고 AIR의 경우 절반 수준인 200억~400억달러로 추산했다. 뉴질랜드 등의 과거 사례를 고려하면 이번 사태로 ILS펀드 손실 가능성도 크다. 게다가 44개 펀드들의 누적 순자산은 전일 기준 1794억원으로 설정액을 까먹고 있다. 유일한 ILS 공모펀드인 ‘현대인베스트 ILS 오퍼튜너티 펀드 1호’의 경우는 최근 1개월 수익률이 마이너스 4.82%다.

한 업계 관계자는 “ILS펀드는 단기적으로 손실이 발생할 수 있지만 재해 발생 후 재보험료가 상승하거나 ILS 발행량이 늘어날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이익을 거둘 수 있다”며 “다만 당분간은 손실이 불가피한데다 추가적인 재해 발생 위험도 있으므로 당분간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공모펀드 투자시에도 위성펀드로 가져가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