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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조원' 법원 공탁금시장…독식하던 신한은행 도전받나

신한 맡았던 인천지법 공탁은행 재심사 결과 주목
"5개 은행 지원…공탁은행 변경 절차 사상 처음"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사상 처음으로 법원 공탁금을 관리할 은행 공개선정 절차가 진행되면서 그동안 담당 업무 대부분을 독점하다시피 해 온 신한은행의 아성이 흔들릴지 주목된다. 공탁금 규모도 상당하지만, 잠재 고객 확보 차원에서도 매력이 있어 주요 은행들이 일제히 공탁금 보관은행 자리를 노리고 있다.

27일 은행권과 법원에 따르면 신한 NH농협 등 5개 은행은 최근 공탁금 보관은행 입찰을 위해 법원행정처에 제안서를 제출했다. 법원 공탁업무 실무자는 “기존 공탁은행을 변경하려고 공개 경쟁입찰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애초 인천지법 공탁금 보관·관리 등 업무를 맡아온 신한은행과의 계약기간이 올해 12월31일 끝나게 돼 후임 공탁은행 선정에 착수한 것이다.

공탁은 법에 따라 금전이나 유가 증권, 기타 물품을 은행 등에 맡기는 것이다. 예컨대 채무자가 빚을 갚으려고 하는데 채권자가 거부하거나 혹은 채권자가 누군지 분명치 않을 때 채무금을 공탁 은행 등에 맡기면 된다. 은행은 보관하고 있던 공탁금을 권리자에게 지급하면서 보관료를 걷어 수익을 낸다.

공탁금 보관은행 입찰에서 평가항목은 △재무구조의 신뢰성(35점) △공탁 등 법원 업무 수행능력(35점) △민원인 이용 편의성 및 지역사회 등 기여도(30점) 등 크게 세 가지다. 세부 평가 항목으로 보면 ‘해당 지역의 지점 현황 및 계획과 공탁금 등 납부편리상태 및 증진 방안’(15점)이 배점이 가장 커서 입찰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관측된다.

관심은 그동안 법원 공탁금 관리 및 보관 업무를 도맡아왔던 신한은행의 아성이 깨지느냐다. 신한은행이 공탁업무를 맡은 지방법원만 13개에 달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다. 전국 최대 규모의 서울중앙지법을 비롯한 서울 동부·남부·서부와 인천·대전·대구·부산·울산·광주 등 광역시 법원 등 ‘알짜배기 법원’이 모두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법원 공탁업무를 맡을 기회를 다른 은행에도 열어줘야 한다는 지적이 국정감사 등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김우현 법원행정처 사법등기국장은 “국회와 언론 등이 공탁업무를 신규 은행에도 맡겨야 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한 부분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입장에서 법원 공탁금 수납, 보관, 지급 업무는 탐나는 수익원이다.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 한해 전국법원에 접수된 금전 공탁금 규모는 8조5500억원이다. 공탁금을 보관 및 집행하면서 거두는 수익에 더해 민원인을 은행의 잠재 고객으로 확보할 수도 있다. 법원행정처 공탁업무 실무자는 “이번 결과를 검토해서 앞으로 공탁은행 변경 범위를 넓혀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