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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킹 통장' 유치경쟁 치열…최고 연 2.5% 금리까지

[이데일리 전상희 기자] 카카오뱅크가 출범하자마자 계좌를 만든 김서연(28)씨. 다른 시중은행 월급통장에서 놀고 있는 돈 500만원을 카카오뱅크로 이체하고 전액 ‘세이프박스’에 보관하는 것으로 설정했다. 지난달 15일 넣었는데 26일 1538원의 이자가 들어왔다. 연 1.2%의 금리를 적용해 11일간의 이자에 소득세와 지방세를 뺀 금액이다. 입출금 통장의 이자는 0.1%에 불과하지만 이 중 일정금액을 세이프박스에 넣어두면 하루만 맡겨도 연 1.2%의 이자를 받을 수 있어 여윳돈이 생기면 세이프박스에 무조건 넣어두기로 했다.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하면서도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이른바 ‘파킹(parking)통장’에 돈이 모이고 있다. 시중은행에 비해 영업망이 부족한 외국계 은행이나 인터넷전문은행, 저축은행 등이 수시입출금식 예금에 금리 혜택을 내세워 고객 유치전에 뛰어들고 있다. 은행들로선 저원가성 예금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한편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1석2조’ 수시입출금식 통장 …조달비용 ↓ 주거래고객 ↑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수시입출금식 ‘마이 플러스 통장’에 최고 연 1.5%의 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내달 31일까지 실시한다. 이벤트 기간 중 새로 계좌를 개설하고 1000만원 이상 잔액을 유지하면 2개월 간 연 1.5% 금리혜택을 제공하고, 300만원 이상 시에는 연 1.1% 금리를 제공하는 식이다.

이 은행 관계자는 “소매 금융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주거래 고객의 가장 기본적인 금융상품인 수시입출금식 예금 유치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수신액만 5조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코어예금 확보가 시급한 인터넷전문은행들도 일정 조건만 충족하면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수시입출금식 통장을 선보이고 있다. 수시입출금식 계좌에 있는 금액 중 묶어두는 돈을 따로 설정하는 구조다. 케이뱅크에서는 ‘남길 금액’을, 카카오뱅크에서는 ‘세이프박스’를 통해 수시입출금식 예금의 일정부분을 묶어두면 해당 금액에 연 1.2%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말 현재 은행 수시입출식 예금 잔액은 569조 3000억원으로 전월대비 3조 8000억원 증가했다. 은행 수시입출식예금은 월별 특수요인에 따라 변동폭이 크지만 꾸준히 550조~580조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저축은행 최고 연 2.5%…시중은행 1년 정기예금 금리 2배

저축은행의 수시입출금식 예금은 우대조건은 다소 까다롭지만 시중은행 정기예금에 비해 배에 달하는 이자를 제공한다. 웰컴저축은행의 ‘웰컴 직장인사랑 보통예금’은 최고 연 2.5%의 금리를 제공하는 수시입출금식 예금이다. 4대 주요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예금 평균금리가 연 1.28%(은행연합회 통계)인 만큼 2배 가까운 금리를 제공하는 셈이다.

SBI저축은행의 ‘SBI사이다보통예금’은 출시 8개월 만에 가입고객 2만명, 평균 잔액 250억원을 기록했다. 기본이율은 연 1.0%이지만 매월 건당 50만원 이상 입금 시 0.2%포인트를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뱅킹으로 이체하거나 예적금을 가입한 경우 0.1%포인트, 체크카드 사용 실적에 따라 0.1~0.5%포인트 등의 우대금리를 제공해 최고 연 1.9% 금리를 지급한다.

이 가운데 OK저축은행의 수시입출금 통장 ‘OK대박통장’, ‘OK e-대박통장’은 별도의 우대금리 조건 없이 연 1.7% 금리를 제공해 눈길을 끈다.

수시입출금식 예금은 고객이 언제든 찾아갈 수 있어 예금이나 적금 등에 비해 지급금리는 낮다. 은행 입장에선 조달비용을 낮춰주는 효자상품으로 이러한 저원가성 예금을 확보할수록 은행의 순이자마진(NIM)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수시입출금식 예금금리가 높다고 해도 예적금 금리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코어예금이 많을수록 은행의 수익성도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결제계좌·대출 우대금리 등과 연동되기 때문에 고객 이동이 쉽게 일어나지 않아 주거래 고객을 확보하는 수단이 된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들이 코어를 잡기 위해 가장 먼저 유치해야 하는 고객이 바로 수시입출금식 예금고객”이라며 “특히 새롭게 출범하는 인터넷전문은행들로선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수시입출금식 예금에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코어예금(Core Deposit)

보통, 당좌, 별단, 공금예금처럼 만기가 따로 없는 요구불 예금과 일부 저축성 예금을 말한다. 금리가 낮아 금융사 입장에서는 싸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수단이다. 저원가성예금, 핵심예금이라고도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