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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폭침 아닌가?'...'네'라고 대답못한 고위공무원

[2017 국감]총리실, 정현곤 비서관 임명하고 '쉬쉬'
[세종=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천안함은 폭침된 게 아니라고 이 책에 썼던데, 지금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

“답변을 꼭 해야 하는가?” (정현곤 국무총리비서실 시민사회비서관)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이 있는 국무총리비서실 고위공무원이 ‘천안함 폭침’ 견해를 묻는 질문에 답변을 제대로 하지 못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 공무원은 ‘천안함 폭침’을 부정하고 두 차례에 걸쳐 북한에 다녀온 전력이 있다.

정부세총청사에서 12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무조정실·총리비서실 국정감사에서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7월 31일 임명된 정현곤 시민사회비서관의 과거 전력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에 따르면 정 비서관은 1987년 3월 건국대 점거농성 사건을 주도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6년을 선고받고 2년 2개월간 복역했다. 1997년 6월에는 이적단체인 ‘참세상을 여는 노동자연대’(참여노연)의 간부인 대중사업국장을 지내다 국보법 위반 혐의로 복역했다. 2001년과 2003년에는 두 차례에 걸쳐 방북했고, 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 밀양송전탑 공사 반대 등의 활동도 했다.

김 의원은 국감장에 출석한 정 비서관을 불러세워 “국가보안법으로 2차례 복역했죠. 20년 전, 30년 전이라서 그사이에 사람이 바뀔 수 있다고 이해한다. 알아보니까 좋게 평가하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그 단체, 그 당시에 활동했던 그 이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인정하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정 비서관은 곧바로 “네, 당연하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헌법 가치를 인정하느냐”고 재차 묻자 정 비서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정현곤 국무총리비서실 시민사회비서관은 2010년 천안함 폭침에 의혹을 제기하고 재검증을 요구하는 내용의 책 ‘천안함을 묻는다’를 공동 저술했다. (사진=창비)
하지만 김 의원이 “천안함은 폭침된 게 아니라고 이 책에 썼던데, 지금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정 비서관의 말문이 막혔다. 그는 곤란한 표정을 지으면서 “답변을 꼭 해야 하는가. 제가 학술적으로 쓴 논문에 대한 부분인데, 국감장이라서 어렵다. 제 생각을 알고 싶으면 그건 따로 보고드리겠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정 비서관은 2010년 천안함 폭침에 의혹을 제기하고 재검증을 요구하는 내용의 책 ‘천안함을 묻는다’를 공동 저술했다. 2013년에는 공개적으로 ‘천안함 관련 수중폭발 시뮬레이션 재실험’을 통한 검증을 요구하기도 했다.

천안함 폭침에 대한 정 비서관의 이같은 태도는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과도 다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당시 천안함 폭침을 ‘침몰’이라고 표현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그러나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부터 ‘폭침’을 인정했다.

김 의원은 “총리실 시민사회비서관의 업무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시민사회 단체와의 협조·지원에 관한 사항이지 않으냐”며 정 비서관 임명 자체를 문제 삼았다.

그러자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감장인데, 개인적 사상과 신념에 대해 조목조목 묻는 형식 자체가 국민 보기에는 제대로 납득이 안 될 수 있다. 과거에 여러 가지 활동을 할 수 있다”면서 “오늘 이 자리에 시민사회 비서관으로 왔으면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현재 업무 결과로서 묻고 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 비서관을 감쌌다.

이에 김한표 자유한국당 의원은 “시민사회비서관 자리는 굉장히 중요하다. 그런 중요한 위치에 있는 분의 과거 일에 대해 국회의원이 공무원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부분이라서 물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배재정 국무총리비서실장은 “시민사회발전위원회를 비롯해 시민사회 업무의 경우에는 특정한 이념을 고려하지 않고 골고루 접촉하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총리실이 정 비서관을 임명하면서 이례적으로 언론에 발표하지 않은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김 의원은 “현 정부는 출범 이후 총 4명의 별정직 고위공무원단 인사를 단행했다”며 “총리실은 3명의 임명 사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에 공개를 했지만, 지난 7월31일 발령이 난 정현곤 시민사회비서관의 임명 사실만은 유독 언론에 공개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정 비서관이 과거 천안함 폭침을 부정하고 이적단체의 간부를 지내는 등 이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 논란이 될 것을 의식해 고의적으로 임명 사실을 감춘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위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왼쪽은 배재정 국무총리비서실장.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