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교육

‘교육’ 실종된 교육부 국감···여·야 정치공방 치열

[2017 국감]교문위 국감, 朴정부 국정교과서 교과서 놓고 충돌
여당 “역사교과서 국정화 여론조작은 불법 행위”
야당 국정화 진상조사위 편향성 거론하며 ‘맞불’
야, 김상곤 표절·혁신학교 문제 거론하며 공세도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의 교육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세종=이데일리 신하영·이재 기자]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의 교육부 국감에서는 국정교과서 등을 둘러싼 여·야 간 정치공방이 치열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박근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여론조작을,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교육부 진상조사의 편향성을 문제 삼았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대표적 교육정책인 ‘혁신학교’의 기초학력 미달 문제도 거론됐다.

◇ 국감 시작부터 국정교과서 논란 가열

12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열린 교문위 국감은 시작부터 국정교과서 관련 논란으로 뜨거웠다. 교육부 ‘역사교과서 국정화 지상조사위원회’(조사위)가 전날 “박근혜 정부에서 국정화 추진 당시 찬성의견을 부풀리기 위해 정부기관 등을 이용, 여론을 조작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앞서 조사위는 지난 11일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확정하기 전 의견수렴 마지막 날인 2015년 11월2일 대량으로 제출된 찬성의견서를 집중 조사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서울 여의도의 한 인쇄소에서 출력한 동일 양식의 찬성의견서가 대량으로 발견됐다. 당시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차떼기 제출’ 논란이 사실이었음을 확인한 것이다. 조사위가 현재 교육부 문서보관실에 보관 중인 103박스 분량의 찬반의견서를 조사한 결과 동일한 형태로 일괄 출력된 의견서가 4만 여장, 53박스나 됐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조사위의 편향성을 문제 삼았다. 전 의원은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선언에 참여했거나 집필 거부 선언에 동참한 사람들이 조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특히 변호사 출신으로 이름을 올린 두 의원은 국정교과서 연구학교를 신청했던 문명고 사태 당시 반대 측 변호를 맡았던 인물들인데 공정한 진상조사를 할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육부는 지난달 25일 국정화 추진과정에서의 불법 행위 등을 조사한다며 조사위를 출범시켰다. 여기에는 모두 15명의 위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 중 8명이 국정교과서 반대 진영 인사로 알려졌다.

여당도 여론조작은 불법성을 거론하며 맞불을 놨다.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여론수렴 과정에서 한 사람에 의해 특정 인쇄소에서 찬성의견서가 출력돼 30여 박스에 가까운 거짓 서명용지가 제출됐다”며 “당시 정부는 이를 찬성의견에 포함해 발표했으며 진실을 밝히려는 일에 양비론을 제기하는 것은 물타기”라고 반박했다.

◇ 교육부 관변단체 지원 ‘화이트리스트’ 논란도 거론

교육부가 관변단체를 지원했다는 이른바 ‘화이트리스트’도 논란이 됐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국정원이 전 분야에 걸쳐 관변단체를 지원하고 심리전을 펼친 게 언론보도를 통해 드러났다”며 “교육부도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등 화이트리스트에 해당하는 단체들을 지원해왔다”고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반면 야당은 인사청문회 당시 논란이 됐던 김상곤 교육부장관의 표절 논란을 다시 거론했다. 이종배 자유한국당 의원 “김상곤 부총리 인사청문회에서 석사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해 서울대가 검증한다고 했는데 3개월이 지나도록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장관 본인 자질에 관련된 문제인 만큼 서울대와 교육부는 자료 제출에 제대로 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교육부장관 정책보좌관의 이념성향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정 역사교과서 진상조사위원회의 간사인 송현석씨는 이적단체 출신”이라며 “교육부 내에선 송 씨가 장관이라는 말도 나오는데 이 사람의 사표를 받아 달라”고 요구했다.

현재 교육부에서 정책보좌관을 맡고 있는 송 씨는 김 부총리가 경기도교육감이던 시절부터 정책비서관으로 재직하며 혁신학교 등 진보적 교육정책을 추진했다. 하지만 김 부총리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대법원이 이적단체로 판결한 한국청년단체협의회(한청) 정책위원장 출신임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김 부총리는 “송 씨가 젊을 때 그런 활동을 했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송 씨는 3선 의원 당시 보좌관으로 데리고 있었는데 야당에서 우려하는 이념적 편향은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옹호했다.

◇ “정작 학부모들 궁금한 교육정책은 뒷전” 비판도

자유한국당은 김 부총리가 경기도교육감 시절 도입한 혁신학교의 기초학력 미달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도 거론했다. 곽상도 의원은 “김상곤 장관이 경기도 교육감으로 재임하던 시절 경기도 학력이 전국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며 “모든 학교를 혁신학교로 전환하겠다는 이번 정권의 계획대로 간다면 기초 학력 미달자가 속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가 주관한 ‘2016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 따르면 혁신학교 고교생 중 기초학력 미달 학생은 11.9%로 전국 고교 평균(4.5%)의 2.6배에 달했다.

국회 교문위의 교육부 국감이 정치공방으로 흐르자 교육계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 사립대 교육학과 A교수는 “국정감사는 국회가 정한 법률에 따라 행정부가 정책을 제대로 집행했는지 점검하는 자리”라며 “국감이 정치공방으로 진행되니 정작 학부모들이 궁금해 하는 교육정책이나 예산을 확인할 길이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