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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재판 2라운드…특검 '재단출연도 청탁대가' Vs 삼성 '승계작업 추진은 허구"...

이재용, 48일만에 모습 드러내..꼿꼿한 자세로 재판 지켜봐
특검 "미르·K재단 출연금 무죄 판단 잘못..역시 승계 대가"
삼성 "승계작업, 김상조 진술내용일 뿐..삼성 현안처럼 포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오전 서울법 항소심 첫 공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이데일리 한광범 경계영 기자]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공판이 12일 시작됐다. 각각 ‘전부 유죄’와 ‘전무 무죄’를 주장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삼성은 1심 판결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날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정형식) 심리로 열린 항소심 1차 공판에서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1심 선고 이후 48일만에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피고인 중 가장 늦게 법정에 도착한 이 부회장은 법정에 도착해 변호인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그는 피고인 신분확인 절차인 인정신문에서 재판장이 “이재용 피고인”이라고 부르자 벌떡 일어나 큰소리로 “네”라고 답했다. 그는 이후 특유의 꼿꼿한 자세로 재판을 경청했다.

특검과 삼성 측은 항소심 첫 재판에서부터 난타전을 펼쳤다. 선공을 날린 것은 특검이다. 특검은 1심이 무죄로 판단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부분과 양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검은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명시적 청탁이 없었다는 1심의 판단이 잘못됐다. 혹여 1심 판단과 같이 묵시적 청탁만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재단 출연에 대한 청탁의 대가성이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은 (재단에 출연한) 다른 대기업들과 달리 지원 요청을 받았을 당시에 이미 박근혜 전 대통령과 밀착관계가 형성된 상황이었다”며 “이 부회장 입장에선 승마 지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와 마찬가지로 재단 출연 역시 경영권 승계 대가”라고 말했다.

특검은 “삼성 측은 대기업 경제활동에 영향을 주는 경제수석실에서 재단 지원을 주도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며 “직무집행의 대가와 무관하게 지원했다는 판단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 재산국외도피·횡령액수와 직접 관련된 ‘마필 소유권 이전 시기’·‘차량 소유권 이전 여부’에 대한 1심 판단과 관련해선 “1심 스스로 삼성전자와 코어스포츠 간 용역계약을 자금세탁 범죄로 인정했으면서, 이를 근거로 마필과 차량 소유권을 삼성에 있다고 인정한 건 모순된다”고 밝혔다.

1심에서 판정패를 당한 삼성도 서울중앙지법원장 출신의 이인재 변호사가 직접 변론을 펼쳤다. 이 변호사는 1심 판결에 대해 “형사재판의 기본원칙인 엄격해석과 증거재판 원칙에서 벗어났다”고 비판했다.

그는 “판결에 따르더라도 대통령의 적극적 지원 요구에 의해 삼성 측이 수동적으로 나서 지원했다. 그 결과에 따른 권한 행사로 이 부회장 등이나 삼성이 부당하게 유리한 이익을 얻었다는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그런 일방적 관계를 두고 어떻게 정경유착을 이야기할 수 있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변호사는 “개별적이든 포괄적이든 현안에 대해 묵시적 청탁이 성립하려면 관계인 사이에서 말하지 않아도 알아차릴 정도가 돼야 한다”며 “이 부회장이 기교적으로 구성된 청탁 대상에 대해 공통된 인식과 양해를 하는 것이 현실 세계에서 가능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심에서 부정한 청탁의 대상으로 인정된 경영권 승계 작업과 관련해선 “수사기관도 (1차) 구속영장 청구 단계에서 쉽게 확인할 수 없었던 가상 현안”이라며 “대통령이 무슨 재주로 이를 인식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법정 진술내용이 삼성이 추진해온 포괄적 현안인 것처럼 됐다”고 지적했다.

특검과 삼성은 이날 주요쟁점에 대한 프레젠테이션(PT) 공방도 벌였다. 오전 항소이유에 대한 간단한 언급이 끝난 후 양측은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의 특검 2차 진술조서에 대한 증거능력 △안종범 전 경제수석·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업무수첩에 대한 판단 △‘부정한 청탁’의 실체를 두고 치열한 법리 싸움을 진행했다. 이 부회장 재판은 이번달까지 PT공방을 마무리 짓고 다음달부터 증거조사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