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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사상최고가? 아직 멀었다`…신중론자의 3가지 논리

외국인 매수 강도 둔화될 가능성
삼성전자 실적·주가 독주…쏠림에 따른 반작용 우려
글로벌 경기·인플레 기대감 점차 둔화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힌지 6년. 증권가에선 올해 박스피 돌파는 물론 사상최고치도 경신할 것이란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강하다. 글로벌 경기 회복 모멘텀과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기대감, 외국인을 중심으로 한 탄탄한 수급까지 랠리를 위한 조건에서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신중론자들은 외국인투자자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삼성전자로의 지나친 쏠림현상, 펀더멘털 개선 속도를 앞서가고 있는 투자자 기대치 등을 근거로 시장의 과열을 경고하고 있다.

2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7일 2164포인트까지 상승하며 연중 최고치를 갈워치웠다. 외국인이 연일 대규모 매수에 나서며 지수 상승을 이끈 영향이다. 다만 이날은 외국인이 11거래일만에 매도세로 전환하며 지수도 2150선으로 뒷걸음질쳤다. 외국인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잇따른 펀드 환매로 국내 기관 투자자들의 실탄 확보가 어렵다는 점에서 외국인에 의존하는 형태의 지수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신중론자들은 이 부분에 우려하고 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몇 년간 계속 그래왔지만 결국 외국인 매도 시점이 코스피의 하락 전환 시점이 될 것”이라며 “천수답과 같은 외국인 투자자에 의존하는 형태의 지수 흐름은 외부 충격에 너무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외국인 수급은 8~9부 능선을 넘어선 것으로 판단한다”며 “지수에 대한 낙관론보다는 신중론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지수 2150포인트 이상에서는 보수적 대응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임혜윤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이벤트 종료 후 상승 모멘텀이 부족한 데다 외국인 순매수 상대강도지수(RSI)가 급등하며 100에 근접한 만큼 당분간 외국인의 차익매물 출회 강도가 강화될 수 있다”고 점쳤다.

그동안 지수 상승을 이끈 또 하나의 축은 삼성전자(005930)다. 삼성전자는 실적 모멘텀과 출시를 앞두고 있는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에 대한 기대감, 강화된 주주환원정책,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 등을 바탕으로 지난 17일 장중 212만50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문제는 삼성전자 독주로 인한 시장 왜곡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증시 내 삼성전자의 비중이 사상 최고 수준까지 높아지고 있어 개별 종목 리스크가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이 커진 것도 우려 요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실적 상향조정이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IT 섹터에 집중돼 있고 IT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업종이 실적 추정치 변화에 비해 주가 상승폭이 크다”며 “펀더멘탈 개선보다 지수 상승이 먼저 진행된 업종의 경우 실적시즌이 다가올수록 차익실현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싸이클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경제성장률 수준이 이전보다 낮아졌다”며 “IT 등의 이익싸이클 정점이 빠르게 올 수 있다는 두려움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글로벌 경제 성장률의 둔화 가능성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고 있는 점도 추가 상승의 한계 요인으로 꼽힌다. 이경민 연구원은 “미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은 0.9%로 작년 4분기 1.9% 보다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중국 GDP 성장률도 작년 4분기 6.8%를 정점으로 올해 내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제유가 조정 등으로 인플레이션 모멘텀도 둔화되고 있다는 것. 그는 “투자자의 기대치는 앞서 달려갔지만 실제 지표는 그 속도에 맞추지 못하고 있는 만큼 코스피는 물론 글로벌 증시에 대한 추세 상승 기대감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