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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1B·핵잠수함·항공모함…美 전략무기 한반도 총집결

백악관 "트럼프, 대북 군사옵션 공식 보고받아"
전날 밤 B-1B 전략폭격기 기습 야간 출격
핵추진 잠수함도 파견, 또 다른 잠수함도 입항 예정
이달 중순 핵항모전단, 한반도 인근서 훈련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에 대응해 미국이 10일 밤 한반도 상공에 전략폭격기 B-1B ‘랜서’ 편대를 또 출동시켰다. 지난달 23일 밤 한반도에 전개한 이후 두 번째 야간 비행이다. 전략폭격기의 은밀한 기습침투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미국은 11일 원자력 추진 잠수함 ‘투싼함’의 진해 입항 소식을 전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폭풍 전 고요’, ‘단 하나의 효과적인 해결책’ 등의 발언으로 대북 군사옵션 동원을 시사한 이후 이뤄진 조치여서 주목된다. 특히 백악관은 1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으로부터 북한의 공격과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옵션을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이달 중순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호(CVN-76) 전단이 한반도 인근에서 우리 해군과 연합훈련을 할 예정이어서 한반도 정세가 중대 기로에 접어든 모양새다.

◇美 전략폭격기 B-1B, 또 야간 출동…北 기습공격 능력 과시

이날 합동참모본부와 미 태평양사령부에 따르면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미 공군 B-1B 전략폭격기 2대가 전날 밤 한반도에 전개해 우리 공군 F-15K 전투기와 연합훈련을 했다. B-1B 편대는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진입 후 동해 상공에서 가상 공대지 미사일 사격훈련을 실시했다.

이후 F-15K 편대의 엄호를 받으며 내륙을 통과해 서해상에서 한차례 더 가상 공대지 미사일 사격훈련을 했다. B-1B는 이에 앞서 일본 방공식별구역(ZADIZ)에서 일본 항공자위대 소속 F-15 전투기와 연합을 했다. 한·미·일 군용기가 동해 상에서 야간 공동 훈련을 한 사실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태평양 괌의 미국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10일(현지시간) 오후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전략폭격기가 한반도로 향하기 위해 출격하고 있다. [사진=미 태평양 공군]
앞서 B-1B 편대는 지난달 23일 밤과 24일 새벽 이례적으로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동해상 국제공역 상공을 비행하고 돌아갔다. 미국은 B-1B 편대를 주로 낮에 한반도에 출동시켰지만, 최근 연이어 밤에 전개한 것은 북한에 대한 기습침투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군사적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B-1B 출견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한미간 전략자산에 대한 상시적 전개 합의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양국이 한반도 및 한반도 인근에 대한 미 전략자산의 정례적 순환 배치를 강화하는 등 동맹의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를 위한 합의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정밀타격 순항미사일 탑재 핵잠수함 잇따라 입항

이에 따라 B-1B 전략폭격기 뿐 아니라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과 잠수함 등의 출동 횟수를 늘리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이날 미 태평양 사령부는 최신 공격형 원자력 추진 잠수함인 투싼함이 지난 7일 경남 진해항에 입항했다고 밝혔다. 인도-아시아-태평양 지역 배치 임무의 일환이다. 수중배수량 6920t에 길이가 110m, 폭이 10m인 대형 잠수함으로 약 150명가량의 승무원이 탑승한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수직으로 쏘는 발사관 12개와 어뢰를 쏘는 발사관 4개를 장착하고 있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1600~2300여km 떨어진 원거리에서도 김정은 주석궁 등 북한 핵심시설을 정밀 타격 할 수 있는 무기체계다.

이와 함께 또 다른 미 원자력 추진 잠수함인 미시건함도 이번 주말께 부산항에 입항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잠수함으로 꼽히는 미시건함은 1982년 취역한 오하이오급 잠수함으로 배수량이 1만8750톤에 달한다. 길이 170m, 폭 12.8m 크기에 150여명의 승조원을 태울 수 있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최대 154기까지 탑재할 수 있다. 지난 4월 칼빈슨 항공모함과 함께 한반도 해역으로 전개해 작전을 수행한바 있다.

미 해군의 로스엔젤레스급 공격형 원자력 추진 잠수함인 ‘투싼(Tucson)함’이 7일 경남 진해 해군기지에 입항했다고 미 태평양사령부가 11일 밝혔다. [사진=미 태평양사령부]
◇핵 항모강습단 내주 한반도 전개, 한국 해군과 연합훈련

특히 이달 중순 일본 요코스카에 배치된 미 해군 7함대 소속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와 제5항모강습단이 한반도를 찾는다. 로널드 레이건호는 지난 해 한·미 해군 연합훈련인 ‘2016 불굴의 의지’에 참가한바 있다. 현재 홍콩 항에 정박해 물자를 보급받고 있다.

로널드 레이건호는 길이 333m, 배수량 10만2000톤의 니미츠급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이다. 축구장 3개에 해당하는 1800㎡ 넓이의 갑판에 미 해군 전투기 F/A-18(슈퍼호넷), 전자전기 EA-6B, 공중조기경보기 E-2C 등 항공기 80여대를 탑재한다. 함선 승무원 3200여명, 항공 승무원 2500여명 등 총 5700여명을 태운다. 말 그대로 ‘바다 위 군사기지’다.

원자로 2기를 통해 움직이는 로널드 레이건호는 56km/h 이상의 속도로 기동할 수 있다. 평균 6개월 동안 보급 없이 전 세계에서 전투를 벌일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로널드 레이건호를 기함으로 하는 제5항모강습단에는 이지스 전투체계를 탑재한 순양함 및 이지스 구축함 등이 포함돼 있다.

이에 앞서 미 해군은 지난 6일 또 다른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인 루스벨트(CVN-71) 전단을 모항인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태평양으로 발진시킨바 있다. 루스벨트 전단이 한반도 인근 해역에 머무를지는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