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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해수위 국감서 '한·미 FTA' 뜨거운 감자로…정부 '양보없다'

[2017 국감]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식품부 국정 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종=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1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림축산식품부 국정 감사에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 따른 농업 부문 피해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야당은 먼저 정부의 한·미 FTA 개정 협상 ‘백기 투항’과 말 바꾸기를 문제 삼았다.

홍문표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2011년 한·미 FTA를 체결하면서 고추·양파 등 118개 품목 관세를 점진적으로 15년간 풀기로 했다. (하지만 미국의 FTA 협정 개정 요구는) 관세를 일시에 풀자는 게 핵심”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계속 양국 정상회담 등 정식 테이블에 올려놓은 게 없다고 변명과 거짓말을 하며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한·미 FTA 굴욕 외교를 인정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같은 당 김성찬 의원도 “정부가 한·미 FTA 개정을 안 하겠다는 어조로 계속 얘기하며 국민을 속여왔다”며 “개정 협상으로 우리 농어촌에 불리한 영향이 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은 “한·미 정상 간 FTA 문제를 의제로 했느냐는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길이 없지만, 그 부분은 정부 발표를 신뢰해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농업 분야 개방 확대 요구가 있으리라는 우려에는 “FTA 재협상을 하기로 한 만큼 농어민을 대변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모든 노력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또 “농업 부분만 놓고 보면 대미(對美) 무역 적자가 심각하고 피해가 누적돼 있다”면서 “농업 부문의 경우 한·미 FTA에서 더는 양보할 부분이 없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미국 농·축산물 수입액은 총 68억 달러로 수출액(7억 달러)의 약 10배에 달했다.

특히 한·미 FTA 발효 이후 미국산 축산물과 과일 등의 수입이 크게 늘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액은 FTA 발효 전인 2007~2011년 5년간 평균 3억 100만 달러에서 지난해 10억 3500만 달러로 24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체리는 3000만 달러에서 1억 1000만 달러로 267%, 치즈는 6200만 달러에서 1억 6900만 달러로 173%나 늘었다.

김 장관은 “아직 농업 분야와 관련한 미국 측 요구가 없고 통상 전략 측면에서도 (우리 대응 방안을) 먼저 밝히긴 어렵다”면서도 “품목별 대응 전략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여당도 정부에 힘을 실어줬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당히 (한·미 FTA 개정) 협상에 임해야 한다”며 “만일 미국이 농업 부문에 대해 무리하게 요구한다면 우리는 절대 꿀려서 협상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위성곤 의원도 “(야당이) 우리 정권이나 대통령 얘기보다 상대국 대통령이나 관계자 얘기를 더 신뢰하는 것 같아 국익을 상당히 해치고 있다”면서 “외교적 문제인 만큼 여·야가 단결해 위기를 극복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식품부 예산도 야당의 비판 도마 위에 올랐다. FTA 개정에 따른 피해에 더해 예산까지 ‘쥐꼬리’로 책정해 새 정부에서 농업이 홀대받고 있다는 것이다.

홍문표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은 농·어업 문제를 직접 다룬다고 했지만, 내년 예산은 불과 0.03% 정도 증액됐다”고 꼬집었다.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도 “내년 농식품부 예산이 겨우 53억원 증가했는데 물가 인상률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줄어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전체 예산 증가액이 미미한 것은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그런 부분은 국회에서 많은 노력을 해주면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새 정부 들어 구조조정 차원에서 여러 분야 예산 삭감이 있었지만, 농업 분야는 새로운 국정 과제와 사업에 적극 투자할 수 있도록 하라는 대통령 당부 말씀도 있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