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 정책

[기자수첩]탈원전+원전수출...산업부의 두마리 토끼잡기?

한국전력이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에 짓고 있는 한국형 원전 원자로. 한국전력 제공
[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탈(脫) 원전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어느 나라에서 수주하겠습니까?”

원전업계의 아우성이 커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체코, 영국이 추가로 원전을 지으려고 하지만, 국내서 외면받는 원전이 국외에서 흔쾌히 받아줄리가 없다는 주장이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가 유력한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지만, 현 정부의 탈 원전 정책으로 이미 반은 접고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일리가 없는 얘기는 아니다. 한국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바라카 원전을 수주한 이후 8년째 추가 실적이 없을 정도로 해외 수출은 쉽지 않다. 국내마저 탈 원전이 진행되면서 한국형 원전 기술을 개발했던 핵심인력도 해외로 유출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그만큼 경쟁력이 도태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입찰 과정에서 약점으로 부각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탈 원전과 원전수출은 반드시 동전의 양면처럼 반드시 분리되는 것만은 아니다. 한국 원전의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한국산 원자력발전소(EU-APR)가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 있는 유럽의 원전 기술 인증 심사를 최종 통과하면서 세계에서 5번째로 수출 교두보를 마련했던 점은 수주과정에서 상당한 강점으로 꼽힌다.

남은 과제는 정책 금융 지원이다. 원전 수주에서 기술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펀딩이다. 원전은 수십조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이지만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정부의 금융지원이 관건이다. 한국은 UAE에 원전을 수출하면서도 12조원을 28년간 빌려주는 조건으로 진행했다. 기술력과 함께 정책금융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수주가 가능했다.

원전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뒤늦게 국책은행과 공기업, 민간기업과 전방위적으로 수주 활동에 나설 의지를 밝힌 것은 의미가 있다. 물론 무차별적 펀딩은 경계해야 한다. 원전 건설에 펀딩까지 하다가 아레바·웨스팅하우스처럼 파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철저한 수익성과 리스크분석이 전제된 정부의 묘안이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