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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집값 상승 세계적 현상”…정부대책, 세금보다 '유동성 규제'에 방점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12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세종=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집값 (상승) 문제는 우리뿐 아닌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며 “(그 원인이) 국제적인 과잉 유동성 문제에 있다는 것에 많은 분이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 과열의 한 원인으로 시중에 풀린 돈을 언급하며 대출 규제 강화 등 돈줄을 조일 추가 대책을 내놓을 수 있음을 암시한 것이다.

김 부총리는 12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취임 100일(9월 16일)을 앞두고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부동산 가격 상승이 과잉 유동성 때문이라고 (제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학자들이 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이런 시각은 학자만 가진 것이 아니다.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은 지난달 3일 간담회에서 “2008년 버블 붕괴 이후 2015년 말부터 각국의 부동산 가격이 다시 오르고 있다. 수요·공급 문제를 떠난, 과도한 양적 완화에 따른 머니 게임이 벌어지고 있다”며 “지금 시장 환경을 방치했다가는 양적 완화와 유동성 규모를 볼 때 위기 요인이 될 수 있어 다주택자 대출 규제를 참여정부 때보다 더 강화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참여정부가 종합부동산세 도입 등 강력한 수요 억제 대책을 추진하고도 집값 안정에 실패한 원인으로 당시의 과잉 유동성을 방치한 것을 지목하기도 했다. 김 수석은 현 정부에서 부동산 정책을 좌우하는 핵심 인사다.

이에 따라 정부가 조만간 발표하는 가계부채 대책에도 다주택자 등을 겨냥한 대출 규제 추가 강화 방안이 담기리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김 부총리는 오는 14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경제현안점검회의를 열고 가계부채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최종구 금융위원장,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참석한다. 최종 대책은 추석 연휴를 전후해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김 부총리는 유동성 축소의 한 방안으로 거론되는 기준금리(정책금리) 여부는 “제가 언급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가계부채 문제는 기재부와 한은, 금융위, 국토부 등과 함께 충분히 협의 중”이라며 “그간 실무 협의를 많이 했고, 대책 마무리 단계에서 조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 안정화 수단의 하나로 함께 오르내리는 보유세 강화 문제는 일단 뒷순위다.

김 부총리는 “재정 당국 입장에서 현재까지는 부동산 투기 억제 대책으로 보유세를 인상하는 것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뒤 검토할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는 이해 관계자가 많고, 실제 소득이 발생하지 않아도 내야 하는 세금인 만큼 파장을 고려해 제도 변경에 신중하겠다는 기존 견해를 고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