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2월 06일자 18면에 게재됐습니다. |
◇ 우선순위는 출산 후 집안의 안정
김씨는 대기업 주임사원이고 아내는 미술관 큐레이터다. 결혼 후 4년 동안 아이가 없어 고민 중이지만 올해는 좋은 소식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는 맞벌이소득 600만원 정도로 비교적 높다. 전세자금 대출에도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있다. 처가쪽 지원도 기대하고 있다. 처가쪽은 재개발지역 단독주택에 투자해 월세를 받고 있다. 재개발 보상때 처분할 계획이다. 이들의 바람대로 올해는 꼭 임신 소식을 기대하는데 출산후 휴직하게 될 경우 남편소득으로 지금의 생활수준으로는 월 27만원의 이자를 내고나면 남는 돈이 없다. 2년 뒤, 전세금의 20%인 1600만원을 상환해야하는데 혹시 출산한 상태에서 여유자금도 없는 상황에 아내 기대와 달리 친정의 재개발 빌라가 처분이 안 되면 어떻게 될까? 월세소득이 있는 처가와 달리, 김씨 부모님의 경우 전형적인 `서민층`이다. 경비일을 하면서 100만원 정도 되는 소득으로 생활비 정도만 벌고 있다. 국민연금으로 20만원을 받고 있지만 향후 소득이 줄면 의료비 등 노후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 전세대출도 30대 20 원칙을 따라야 이 가정은 상담을 통해 내년 출산 이후 삶의 변화 및 휴직 등에 따른 현금흐름을 감안해 올해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전세로 옮기는 것을 권했다. 전셋집을 선택하는 기준은 출퇴근을 고려하되 아파트 규모나 지역을 고집하지 말고 `적당한` 전세금액을 먼저 정하는 것이다. 전세자금 대출을 받더라도 전세금의 30%를 넘지 않도록 기준을 정했는데, 적정선은 1억3000만원이니 당연히 24평 이하에 만족키로 했다. 3000만원은 6년의 상환계획을 잡고 매월 47만원씩 원금과 이자를 갚기로 했다. 남편소득 300만원의 20%를 넘지 않는 수준이다. 처음엔 금액을 우선해서 기준을 정했는데, 전세가 있을까 우려했지만 오히려 강남권과 가까운 성남 시내에 재건축 예정 아파트에서 전세를 구할 수 있었다. 강남권 직장에 30분내 접근이 가능한 전철 `산성`역 바로 옆이라 출퇴근도 편했고 남한산성 자락을 낀 쾌적한 공원이 단지 내에 조성되어 있어 만족감이 더 컸다. 애매한 상황에서 `기준`을 정하니 답이 보였다.
◇ 기회비용을 놓치지 말아야 신혼기는 출산, 휴직 등 변화가 많은 시기다. 특히 아이를 낳고 외벌이로 전환될 때는 남편의 소득만을 기준하더라도 `저축이 가능` 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 특히 인생에서 꼭 필요한 자금을 위해서 남편소득의 30%는 저축하는 것이 맞다. 이는 노후자금, 대학자금, 내집마련 자금인데 10%정도 이상씩은 비중을 나눠 준비해야 한다. 김씨의 경우 처가에서 보태줄 수 있는 상황이지만 부부가 함께 일하면서 버는 근로소득을 통해 향후 저축가능한 시기는 10~15년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특히 남편 쪽 부모님의 경우 경제상황이 좋지 않고 부모님세대의 노후가 생각보다 길다는 것을 봐야한다. 성급하게 처분해 도움을 받기 보다 긴 노후 부모님의 현금흐름에 관심을 갖고, 현재로서 부모를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에 자녀들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돈 쓸 일` 많은 세상에서 원하는 모든 것을 다 이루고 살 수는 없지만 우선순위가 아닌 것은 내려놓음으로써 기회비용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 신혼부부인데 과다한 전세금에다 대출까지 끼고 있다든지, 무리하게 자동차나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가 눈에 보이지 않는 기회비용을 놓치고 있는 것에 포함된다. 인생을 살면서 꼭 필요한 것 이외에 돈이 지불되지 않게 하고 그 자금을 아껴 합리적으로 저축하고 투자해 가며 `꼭 필요한 것`을 준비한다면 더 많은 기회를 만들수 있다. <서민들 `전세만능족` 되지 않는 방법> -대출은 전세금의 30% 선에서만 받아 가장의 소득의 20%선 이내로 갚기 -평수나 지역, 여건을 고집하기 보다 적정한 `금액`을 우선으로 정하기 -기본급 3000만원 이하(신혼부부 3500만원)면 근로자서민 전세자금 대출(금리 4%) 활용 -이자만 내다 2년 뒤 20% 원금 갚기보다 원금과 이자 함께 상환하기(원리금 최장 8년) -이자만큼 저축하지 못하는 `기회비용` 생각하기 -가능하면 월세보다 전세로 찾기 (월세 50만원은 없어지지만 전세대출로 상환할땐 8년 뒤 6000만원이 내 돈) <표>월 소득별 합리적인 전세대출 범위 테이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