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쌉싸래한 다슬기와 매콤한 짬뽕이 만나다

경주 삼손짜장의 다슬기 짜장, 짬뽕
  • 등록 2017-06-23 오전 12:01:00

    수정 2017-06-23 오전 12:01:00

삼손자짜장의 ‘올갱이 짬뽕’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유년의 기억 속에 기분 좋은 추억 하나를 소환해본다. 탱자나무 가시나 이쑤시개 등 앞이 뽀족한 도구로 다슬기를 콕 찔러 다슬기를 뱅뱅 돌려 쏙 빼먹던 기억. 중년 이상이면 누구나 간직하고 있는 경험이다. 여기에 특별한 날이면 어김없이 외식 메뉴로 등장했던 짜장과 짬뽕도 함께 추억의 책장에서 꺼내 본다.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 두 음식을 섞어 하나의 음식을 만든다면 그 맛은 어떨까.

이 맛이 궁금하다면 경북 경주의 ‘삼손짜장’을 찾아가야 한다. 경주시 천군면 경주 엑스포 건너편에 자리한 이 중식당의 주요 인기 메뉴가 바로 ‘다슬기 짜장’과 ‘다슬기 짬봉’이다. 전국에서 여기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이다. 이 두 음식이 탄생하게 된 계기는 의외로 간단하다. 삼손짜장의 주인장인 이재택(57) 사장은 단지 ‘다슬기를 짜장과 짬뽕에 넣으면 어떨까’하는 의문 때문이었다. 쌉싸래한 다슬기의 향은 짜장면의 고소함을 더 짙게 하고, 얼큰한 짬뽕은 시원함까지 추가하는 효과가 있었다. 여기에 건강까지 챙기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있었다.

다슬기는 간과 위를 보호하고 숙취 해소 및 해독 효과가 좋으며 빈혈과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면역력을 높인다. 즉 입에 쓰지 않은 명약이다. 주로 강원이나 충청, 전라도의 큰 강줄기를 낀 지역에서 채취한다. 서식지가 넓은 만큼 이름도 여러가지다. 충청도는 올갱이(올뱅이), 전라도는 대수리, 강원도는 꼴부리, 경상도는 사고둥 또는 고둥(고디)이 그것이다. 모양에 따라서도 염주알다슬기, 주름다슬기, 곳체다슬기, 참다슬기 등으로 다양하다.

채취하기는 어렵지 않으나 손질이 만만치 않다. 다슬기의 제맛을 보려면 채취한 다음 맑은 물에 2~3일 동안 담가 잔모래를 빼야 한다. 깨끗하게 헹군 다슬기는 끓는 물에 20~30분간 삶아 일일이 살을 뺀다. 그 좁고 작은 껍데기에서 부드러운 살을 끊어지지 않게 빼내는 일은 시간뿐 아니라 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보통 여름에는 국내산을 주로 쓰지만, 겨울철에는 중국산을 쓰기도 한다는 것이 삼손짜장 이재택 사장의 이야기다. 가격도 만만치 않다. 다슬기 짜장은 9000원, 다슬기 짬뽕은 1만원이다. 그래도 푸짐한 다슬기 양을 본다면 그렇게 비싸지는 않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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