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와신상담’ 오세훈, 안철수·박영선 꺾고 정치적 부활할까?

오세훈, 나경원 꺾고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선 후보로 선출
서울시장 사퇴 후 10년간 야인생활…정계복귀 번번이 실패
재도전 최종관문 안철수와 단일화 담판…시정경험·기호 2번 전면에
  • 등록 2021-03-05 오전 12:00:00

    수정 2021-03-05 오전 12:00:00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10년간의 와신상담 끝에 재도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오는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도전한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최종후보로 선출되면서 극적으로 정치적 부활의 길을 열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이란 마지막 단계를 앞두고 있지만 서울시장 재도전에 한 걸음 더 다가선 셈이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오세훈 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부산시장 후보 경선 결과 발표회에서 후보 수락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4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최종후보로 오 후보를 낙점했다. 오 후보는 2일부터 3일까지 진행한 100% 시민 여론조사에서 41.64%의 득표율로 경원(36.31%), 조은희(16.47%), 오신환(10.39%) 후보를 제쳤다. 오 후보는 “서울시민 여러분 감사하고 10년 동안 많이 죄송했다”고 울먹였다. 그는 “임기를 다 마치지 못한 시장으로 10년간 살아오면서 격려해주는 시민들을 볼 때 더 크게 다가오는 죄책감, 자책감을 가슴에 켜켜이 쌓으면서 여러분의 용서를 받을 수 있는 날을 나름대로 준비해 왔다”고 전했다. 이어 “여러 가지로 부족하고 못난 사람”이라며 “이렇게 다시 한 번 열심히 뛰어서 그동안 서울시민 여러분께 지은 죄를 갚으라는 격려와 함께 회초리를 들어줬다고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장 사퇴 뒤 찾아온 패배의 길

오 후보의 정치 생애는 2011년을 기점으로 나뉜다. 2011년 당시 오 후보는 소득에 상관없는 무상급식에 반대하며 이를 주민투표를 밀어붙였지만 끝내 투표율 미달로 사퇴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당선돼 3선에 성공하면서 보수진영으로부터 숱한 비난을 들어야 했던 오 후보였다.

사실 오 후보는 보수진영의 희망이었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으로 서울 강남을에서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2006년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최연소 시장에 당선되며 탄탄대로를 달렸다. 이후 젊고 합리적인 보수 정치인이라는 캐릭터로 승승장구하면서 보수진영의 차세대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아울러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신승하며 재선에도 성공했다.

그의 성공 여정은 거기까지였다. 시장직을 사퇴한 이후 10년간 정치적 낭인 생활을 해야만 했다. 시장직에서 물러난 직후 오 후보는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한 뒤 귀국해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 고려대 기술경영대학원 석좌교수를 지내며 활동했다.

오 후보는 2016년 총선에서 정계복귀를 시도했다. ‘정치 1번지’라 불리는 종로에 출사표를 던졌다. 당내 경선에서 유력 후보였던 박진 의원을 누르는 파란을 연출했다. 다시 한 번 영광의 시간이 재연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후보(현 국무총리)와 맞대결에서 패배의 쓴잔을 맛봐야 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의 압승이 예상됐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오 후보는 39.72%의 득표율로 정 후보(52.60%)에게 완패했다.

그렇게 다시 야인으로 돌아간 오 후보는 2019년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도전하며 방향을 선회했지만 이마저도 황교안 전 대표에게 막혀 좌절됐다. 오 후보는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서울 광진을에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로 나서 재기를 노렸다. 이번 경쟁자는 청와대 대변인 출신의 고민정 민주당 의원이었다. 오 후보는 고 의원과 접전을 벌였지만 끝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오세훈(왼쪽)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오른쪽) 국민의당 후보가 범야권 후보 단일화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사진=노진환 기자)
돌고 돌아 다시 서울시장 도전…꽃길은 없다

지난 10년간 패배의 쓴맛을 본 오 후보는 결국 다시 서울시장에 도전했다. 차기 대권을 포기하고 정치인생의 배수진을 친 셈이다. 갈 길은 멀고도 멀다. 안 후보와 단일화 협상이란 관문을 거쳐야 한다. 양측은 이미 주도권을 두고 샅바싸움에 돌입했다. 쉽게 양보하지 않겠다는 모습도 엿보인다.

안 후보는 범야권의 독보적인 1위 후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영선 민주당 후보를 앞서는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 점은 오 후보의 약점으로 꼽힌다. 국민의당 측이 국민의힘에 후보의 경쟁력 위주로 여론조사를 벌이자고 주장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에 오 후보 측은 시정 경험과 ‘기호 2번’의 중요성으로 맞서는 형국이다. 오 후보는 “단일화는 서로 본인의 입장만 견지하려고 노력하는 게 아니라 양보하고 타협하고, 줄 것은 주고, 받을 건 받는 과정을 통해서 마음속 신뢰가 싹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통상 투표율이 낮은 보궐선거임을 힘줘 말하면서 “그렇게 되면 조직의 힘, 당의 힘 등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기호 4번을 본인이 강조하는지, 다른 사람이 하는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협의 과정에서 충분히 논의될만한 주제”라고 말했다. 사실상 ‘기호 4번’으로는 힘들다는 것이다.

만약 범야권 단일후보로 오 후보가 선정돼 본선에 오르면 박 후보와의 경쟁을 남겨둔다. 박 후보는 일찌감치 여당의 후보로 선출돼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려 본격적인 선거 준비에 들어갔다. 선대위 면면도 화려하다. 비서실장에 이수진·천준호 의원을 기용하고 대변인에 고 의원을 영입했다. 특히 박 후보는 서울시장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어 쉽지 않은 경쟁자다.

박상병 인하대 교수는 “안 후보 입장에서는 오 후보를 상대하기에 버거울 수 있다. 두 후보 모두 지지기반이 중도층이다.다만 오 후보 측이 여유 있게 협상을 할 경우 안 후보 측이 제풀에 지칠 수 있다”며 “오 후보는 대선주자로 평가받던 거물급으로 시정경험도 있고 조직력도 갖췄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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