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플방지] "文대통령 백신 접종, 못 믿는건가 안 믿는건가"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백신 바꿔치기' 의혹 논란
간호사 '양심 고백' 부추기는 野? "대통령 경호에 구멍"
"논란 잦아들 줄 알았는데"...의료진 허탈
  • 등록 2021-03-28 오전 12:01:00

    수정 2021-03-28 오전 12:01:00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문 대통령 백신 접종, 못 믿는건가 안 믿는건가”

문재인 대통령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바꿔치기’ 의혹 관련 야당의 비판을 다룬 기사에 누리꾼 ‘WS****’이 포털사이트에 남긴 댓글이다.

문 대통령은 오는 6월 영국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보건소에서 AZ 백신을 접종했다.

그러자 “국민 불신 불식을 위해 문 대통령이 ‘1호 접종’에 나서라”며 정쟁을 부추겼던 야당에서 특혜 시비를 제기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최형두 원내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회의에 참석한다며 ‘패스포트 백신’을 맞는데 국민은 맞고 싶어도 백신 보릿고개에 허덕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 접종 장면 자세히 보니…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문 대통령의 백신 접종 영상을 두고 바꿔치기 의혹이 떠돌았다. 접종 직전 다시 끼워져 있던 주사기 ‘뚜껑’이 논란의 원인이 됐다.

녹화 방송으로 공개된 문 대통령의 접종 장면에서 간호사는 약병에 주사기 바늘을 꽂아 AZ 백신을 빼낸다. 그런데 주사를 놓을 때에는 바늘 뚜껑이 다시 닫혀 있다. 이에 칸막이 뒤에서 알코올 솜을 가져오는 척하면서 주사기를 바꿔치기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런데 해당 영상을 자세히 보면 간호사가 칸막이 뒤가 아닌, 약병에서 백신을 빼내자마자 손목을 살짝 젖혀 주삿바늘을 다시 뚜껑에 끼우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간호사의 손등에 가려져 보이지 않을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오염을 방지하고 접종자와 의료진을 보호하기 위해 다시 뚜껑을 끼운 것이고, 이는 현장 의료진의 결정할 사항이라며 ‘터무니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들의 설명도 통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접종받은 종로구 보건소에 “CCTV를 공개하라”며 “불을 지르겠다”는 위협과 주사를 놓은 간호사에게는 “양심 고백을 하라”면서 살해 협박까지 이어졌다. 그야말로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여준성 보건복지부 장관정책보좌관은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백신 접종 가짜뉴스 생산과 과도한 의혹 제기를 넘어 접종 의료인에게 ‘죽여버리겠다’는 협박은 개인 의료인이 아니라 ‘공동체에 대한 테러행위’”라고 비판했다.

결국 종로구는 해당 간호사를 보호하기 위해 업무에서 배제했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질병청은 바꿔치기 의혹을 제기한 4건의 글과 4건의 영상에 대해 ‘허위사실 적시로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수사를 공식 의뢰했다.

바꿔치기 논란, 대통령 경호에 구멍 뚫려서?

이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에 화살을 돌렸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지난 26일 페이스북에 “난데없는 보건소 습격 사건은 직접적으로 일베(일간베스트, 극우 성향 사이트), 극우 유튜버들이 퍼트린 ‘주사기 바꿔치기’라는 가짜뉴스 때문”이라며 “그러나 코로나19 위기 내내 방역을 정치에 이용해왔던 국민의힘의 책임도 크다”고 했다.

홍 의원은 국민의힘의 1호 접종 공세와 특혜 시비를 언급하며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측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오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장진영 공보단장은 24일 “이 논란의 핵심은 대통령 경호에 치명적인 구멍이 뚫렸다는 데에 있다”며 “주사기 바꿔치기 의혹은 국민이 이를 정확하게 지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공보단장은 “문 대통령과 영부인에게 주사될 주사기에 어떤 물질이 주입되는지 볼 수 있는 사람은 간호사 외에는 없었다”며 “국가의 안위가 달린 대통령의 몸에 어떤 물질이 주입되는지 아무도 못 봤고 아무도 모른다면 대통령 경호가 완전히 무방비 상태에 있었던 것과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이에 대해 “일베의 가짜뉴스를 거들고 나섰다”며 “황당무계한 얘기로 음모론에 불을 지폈다”고 비판했다.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은 논란을 부추기듯 문 대통령의 백신 바꿔치기 의혹을 다루는 영상 썸네일에 ‘간호사의 비밀’, ‘나의 물컹한 팔뚝을 뚫고 들어온 그녀의 달콤한 주삿바늘’이라는 등 문구를 넣었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백신 불신 부추기는 제1야당, 백신 갖고 장난하지 말자”며 “여·야 불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가짜뉴스에 힘 모아 대응해도 모자랄 판에 헌신하는 의료진들의 고단함을 가중시켜야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오 후보 지원 유세에서 “대통령이 어떤 백신을 맞았는지 국민이 잘 믿지 않으려 한다. 지금 이게 우리나라 불신 풍조라는 것을 (대통령이) 알아야한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문 대통령 접종하면 논란 잦아들 줄 알았는데…”

의혹에 의혹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백신에 대해 제대로 알리려 노력하는 의료진의 허탈함은 더해만 가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다수 매체를 통해 바꿔치기 등 가짜뉴스 유포를 제발 그만해달라고 호소하면서, 협박받는 문 대통령 백신 접종 담당 간호사에 “같은 의료인으로서 마음이 힘들고 불편하다”고 말했다.

최근 ‘클럽하우스’를 통해 코로나19 백신의 효과와 부작용 관련 전문가와 국민이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 재미 수의병리학자 김인중 박사는 문 대통령의 접종 소식에 “이제 논란이 좀 잦아들기를”이라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었다.

감염병 전문가인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교수는 문 대통령 접종 전날 ‘AZ 백신 접종 동의율이 하락했다’는 보도에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던 접종 동의율 감소에 기여한 언론과 정치권에 이러고도 집단면역 달성이나 코로나 상황 안정되길 바란다면 기대조차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이 교수는 “한 달간의 고달픔이 이렇게 돌아오니 허탈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다른 글에서 “코로나 중환자실에 에크모(ECMO, 혈액 내 산소 주입 후 펌프를 이용해 전신 순환을 돕는 장치)하고 있는 분, 인공호흡기 하고 있는 분. 이겨내시길 기도한다”며 “아직 코로나19는 끝나지 않았는데 백신 접종 수용성은 떨어지고 있다. 코로나를 끝낼 생각이 있기는 한 겁니까?”라고 토로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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