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은 올해 초과 세수 상당 부분을 나랏빚 상환에 써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정부는 경기 회복을 위한 활용도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여당이 제시한 종합부동산세 상위 2% 부과 등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도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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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에 참석해 추경 편성 방향과 관련해 “(초과 세수) 일정 부분을 국민들에게 지원금으로 드리고 소상공인 피해를 두텁게 지원하는 패키지, 소비를 진작할 장려금 세가지 갈래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올해 4월까지만 전년동기대비 세금이 32조 7000억원 더 걷히는 등 세수 여건이 개선돼 재원 조달에는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다. 홍 부총리는 “작년도 코로나 위기 때문에 걷어야 할 세금을 유예해 (올해) 상반기에 많이 들어오고 경제 회복세가 빨라 법인세, 자산시장 관련 세금이 더 들어오고 있다”며 “상당부분 초과세수가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 여력은 충분하지만 전국민 재난지원금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홍 부총리는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한 정부 입장을 묻는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질문에 “정부 입장에서 전국민 재난지원금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추 의원이 ‘전국민 재난지원금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이냐’며 확실한 입장을 요구하자 “자꾸 동의, 미동의로 갈라치기로 말하지 말라”며 격양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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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과 세수의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여당·정부와 야당 의견은 다르다. 야당은 국가채무 상환을 우선 순위로 제시하는 반면 여당·정부는 재난지원금 지급 등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확장적 재정 기조에서 재원 조달을 위해 적자국채를 지속 발행함에 따라 나랏빚은 꾸준히 늘고 있다. 국가채무는 작년말 기준 846조 9000억원에서 올해 1차 추경을 반영해 965조 9000억원으로 1년 새 119조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 의원은 “늘 세수 추계의 잘못된 부분에 관한 질타가 있었는데 지금 세수를 더 걷는다고 세입 경정한다는 게 신중한 재정 운영인지 문제 제기한다”며 “확장적 재정 기조에서 추가 추경해서 재정 지출을 늘리는 건 경기 대응 측면을 고려해도 방만하게 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부총리는 “정부가 정확하게 세수 예측을 못한 측면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면서도 “초과 세수를 사용하지 않으면 시장에 긴축효과를 가져오는 셈이 돼 경기 회복을 위해 되돌리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에 그 범위 내에서 추경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도 초과 세수 일부는 빚 상환에 활용할 계획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코로나 준전시성황에 재정이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도 “흡족하지 않겠지만 일부는 빚 갚는데 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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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이 부동산 정책을 재검토하는 가운데 주요 부동산 세제인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을 두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주택가격 상위 2%를 종부세 부과 기준으로 삼는 방안을 당론으로 확정햇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납세자의 예측가능성을 저해하고 조세 원칙을 훼손한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정부는 법으로 부과 기준을 정할 경우 법률상 문제는 없다고 판단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종부세 2%’ 방안과 관련해 “종부세 2%에 해당하는 주택 가격이 나와 법에서 부과기준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사항은 시행령에 위임하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조세법률주의와 상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종부세 기준을 현행 공시가 9억원 이상에서 상위 2%로 변경할 경우 현재 공시가 기준 부과 대상이 11억 5000만원 정도로 2억 5000만원의 완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매년 다른 주택가액에 따라 부과 기준이 바뀌기 때문에 납세자들이 세금 부과 여부를 알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홍 부총리는 “(여당 방안이) 1세대 1주택 세 부담 완화, 실수요자 보호에 중점을 뒀다고 이해한다”며 “추가로 구체적인 법률안 나오면 그때 더 검토할하겠다”고 말했다.